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작심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윤 총장은 우선 '검사 술 접대 로비' 의혹이 불거진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사기 사건과 가족·측근 비위 의혹 수사지휘를 하지 말라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예외적으로 외청이라고도 하지만 과거에는 외청이라고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틀 전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곧바로 수용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이에 잠시 소강상태였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날 대검 국감 시작 직전, 라임 사건 수사책임자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사의 표명 소식도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윤 총장은 국감 시작과 동시에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박 검사장의 사퇴 글을 인용하며 반격에 나섰다. 실제로 박 검사장의 글은 라임 사건 수사지휘에서 윤 총장을 제외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불만을 피력한 내용이 담겨있다.'
윤 총장은 지난 1월 추 장관이 취임한 이후 단행된 검찰 인사에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법무부가 사실상 대검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검찰 인사를 진행했다면서 "이런 식의 인사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의 '성찰과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능력이 부족해서, 대형 금융사기범들을 신속하게 수사해 울분을 빨리 못 풀어드린 점은 사과한다"고만 답했다.
그의 답변은 추 장관이 지적한 라임 사건에서 부실수사 의혹을 비껴갔다는 점에서 사과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또 여권에서 제기되는 사퇴 압박과 관련해선 "임기는 국민과 한 약속이며 임명권자(대통령)의 말씀도 없다.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자진해서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윤 총장이 작심 발언을 쏟아내면서 추 장관이 어떤 식으로든 후속 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갈등 양상을 보였던 양측이 넉 달 만에 다시 정면충돌하면서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 19일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연이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라임 사건과 관련해 검사·야권 정치인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윤 총장을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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