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위 출범 후 삼성 계열사 변화 시작이재용 자녀 승계 無, 노조활동 보장 등 밝혀7개사 최고경영자 ‘준법경영 강화’ 지속 공유
물론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최종 공판에서 재판부가 “준법위 실효성이 아직 검증이 안 됐다”며 이재용 부회장에 2년6개월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해 존재 이유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달게 받았다. 재판부는 “삼성 준법감시제도가 미래 발생할 수 있는 위법 행위까지 대비하기엔 미흡하다”고 봤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1년여 짧은 기간 동안 재판부 요구대로 준법위 활동의 실효성을 검증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각에선 재판부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준법감시제도 마련을 주문해 놓고 막상 재판 결과엔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재판부를 탓하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러 논란이 일었음에도 준법위 출범은 분명 재계 1위 삼성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왔다.
준법위 출범 초기만 해도 이 부회장의 구속을 막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냐는 정치권 및 시민단체 항의가 거셌으나, 삼성은 지금까지 준법위 요청대로 준법감시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며 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준법위 출범 이후 김지형 위원장이 경영권 승계,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직접 사과를 권고하자 이 부회장이 이를 수용하고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국민 앞에서 머리 숙여 사과한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 만이었다. 이 부회장은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삼성의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의 사과문 이후 삼성 계열사엔 노조 활동이 보장되며 지난해부터 노사 협상 테이블이 마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전자 계열사로는 처음으로 올 초 단체교섭을 맺으며 노사 합의를 이뤄냈다.
지난달 26일 준법위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 최고경영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 실형 확정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준법경영을 통해 삼성이 초일류기업을 넘어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도 구속 직전 7개 관계사 CEO들과 준법경영 확립 방안에 대해 여러차례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법위의 실효성이 없다며 새로운 위법 행위를 선제적으로 감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평가를 의식해서인지 구속 후엔 “준법위 활동을 보장하고 계속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변호인을 통해 전달했다.
재계 관계자는 “준법위를 지속해야 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외부 지적이 나오니깐 이 부회장이 삼성 준법감시제도 정착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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