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트렌드·코로나19에 소매시장 매출 2.7배 성장3년내 3000억 규모 전망 온라인 판매 허용 등 건의국산 맥아로 만든 맥주도 ‘맥주산업 박람회’서 첫선
수제맥주업체들은 차별화 한 제품 개발로 소매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 특성을 활용한 브랜딩 전략으로 침체된 유흥시장을 공략해 시장 저변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특히 다음달 열리는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OREA INTERNATIONAL BEER EXPO, 이하 KIBEX) 2021’에서 국산 맥아로 만든 첫 수제맥주를 공개하고 국내 농업과의 상생에도 나선다.
KIBEX는 28일 서울 중구에서 ‘제3회 KIBEX’ 소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수제맥주 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6년 304억원, 2017년 436억원, 2018년 631억원, 2019년 800억원에서 지난해 1096억원으로 성장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수입맥주를 포함한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대에서 지난해 3%까지 뛰어올랐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흥시장이 주춤한 반면 소매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시기였다.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유흥시장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정체를 보였다. 2015~2019년 유흥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25.8%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오히려 전년 대비 31% 역신장했다.
반면 지난해 소매시장은 2.7배 성장하며 전체 수제맥주 성장을 이끌었다. 수년 전부터 시작한 홈술, 홈술 트렌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더욱 강해졌고, 주세법이 개정돼 편의점과 마트 등 소매채널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체 수제맥주 시장에서 소매시장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67%로 유흥시장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카브루 대표)은 “수제맥주 시장은 2024년까지 3년간 연평균 약 30%씩 성장해 보수적으로는 약 3000억원 규모, 더 나아가 약 4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수입맥주를 포함한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더욱 양극화 할 것으로 수제맥주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수제업체 수는 140여곳으로 늘어났으나 현재 편의점, 마트 등 소매채널에 대량으로 맥주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제주맥주, 카브루, 플래티넘, 세븐브로이 등 약 10곳 뿐이다. 이 중 소매채널에 납품하는 소수의 업체들은 소매채널에 더욱 집중해 대형화 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고, 나머지 소규모 업체들은 유흥시장에 집중하며 브루어리 소재 지역을 기반으로 확장하거나 자체매장에서 판매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
이와 함께 수제맥주협회는 국내 농가와의 상생 차원에서 우리 보리로 만든 맥주 생산에도 나선다.
이번 KIBEX 행사에서는 ‘군산 맥아’를 사용한 맥주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지금까지 국내 수제맥주 업계에서는 대부분 수입산 맥아를 사용했다. 국산 보리를 맥아로 가공해 외부에 판매하는 곳이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군산 지역에서 재배되는 보리 품종을 맥아로 가공하는 시설을 구축하고 지난 2월부터 맥아 완제품 ‘군산 맥아’을 일반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국산 맥아를 활용한 맥주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크래프트루트(속초), 버드나무브루어리(강릉), 인천맥주(인천), 갈매기브루잉(부산), 트레비어(울산), 화수브루어리(울산), 비어바나(서울) 등 7곳의 양조장이 ‘군산 맥아’를 활용한 스타우트, 페일에일, 인디아페일에일(IPA), 라거 등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수제맥주협회는 향후 수제맥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정책적인 이슈에도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 판매 허용이다. 수제맥주 시장이 큰폭으로 성장하고는 있으나 유흥시장에 의존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판로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 전통주나 해외 직구 등을 통한 주류 구입이 가능한 상황에서 수제맥주만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수제맥주협회 측 주장이다.
올 연말 일몰을 앞두고 있는 생맥주 주세경감 정책의 연장도 바라고 있다. 정부는 주세법 개장 당시 생맥주 가격 인상 우려에 2년간 한시적으로 생맥주의 주세를 경감해주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이 정책이 사실상 무력화 된 상황이다. 협회는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들에 한해서라도 생맥주 주세 경감을 연장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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