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격 ‘케이큐브홀딩스’ 계열사 신고 누락···벌써 두번째가족경영 회사로 올초 두 자녀에 주식 증여···‘편법 승계’ 주시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 등지를 찾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감시 대상 대기업 집단을 선정하기 위해 공정위가 기업들에게 매년 받는 ‘지정 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사항이 일부 누락된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카카오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지정 자료를 받은 뒤 대기업 집단 총수와 친족의 주주 현황을 들여다 본다.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지 않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족·회사를 빠뜨리거나, 거짓으로 알릴 경우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따져 공정위는 총수를 고발하기도 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가 7명에 불과한 소기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카카오 주식 11.22%를 보유해 김 의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있다. 김 의장의 부인·자녀가 이 회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에는 김 의장이 자신의 카카오 주식 일부를 가족에게 증여하고, 두 자녀가 케이큐브홀딩스의 임직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권승계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김 의장은 두 자녀에게 카카오 주식 총 12만주를 증여했다. 최근 주가 기준으로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총 800억여원에 이른다.
이에 공정위는 IT 기업에서도 기존 재벌과 흡사한 ‘편법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연내 전원회의를 열고, 김 의장과 카카오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계열사 누락 혐의와 관련해 공정위 조사를 받는 것은 벌써 두 번째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엔플루토 등 5개 계열사를 누락해 공정위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신규 지정 집단과 IT 주력 집단에 대한 감시 필요성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IT 주력 집단도 총수 2세의 지분 보유, 해외 계열사의 국내 계열사 출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충분한 상생방안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계열사 신고 누락 혐의 외에도 현재 카카오T 택시 배차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공정위는 택시 호출시장을 장악한 카카오T가 시장 지배력 남용과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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