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업황 부진·정책 불확실성↑...'5만전자' 박스권 갇혀밸류업 공시 참여시 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존재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00원(3.43%) 오른 5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삼성전자 주가는 6만원을 넘지 못하고 5만원 박스권에 갇혀 있다. 최근 3달간 삼성전자 주가 평균은 5만6054원이다.
이에 시장에선 지난달 26일 김병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기업 밸류업 간담회'에 주목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밸류업 공시 참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밸류업 공시를 예고하면서 삼성전자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한 금융주들이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KB금융지주는 예고 공시 다음날부터 4거래일 연속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고, 자율 공시 직후에는 주가가 8.37% 상승했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의 주가도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이후 각각 11.36%, 6.42% 올랐다.
밸류업 참여와 더불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삼성전자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1월 삼성전자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오는 2월까지 3조원 규모의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7조원은 연내에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밸류업 참여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요원한 데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별도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5.2% 감소한 75조원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1% 줄어든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매출 77조4035억원, 영업이익 7조9705억원을 하회하는 성적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초 증권사 10곳 중 7곳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하향 조정했다. 해당 증권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7만3000~8만4000원이다. 이들이 직전 보고서에서 제시한 목표주가(7만3000~9만3000원) 대비 최대 9000원 낮은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의 겹악재로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박스권을 돌파할 재료가 부재하다"며 "세트(완제품) 업황이 둔화하고 있는 데다. 구형(레거시) 메모리 공급 과잉,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 주요 고객사향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공급 시점 지연 등으로 기대보다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에 대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 메모리의 견조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기대보다 지연됐다"며 "여기에 스마트폰과 PC(B2C) 시장의 수요 둔화로 메모리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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