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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미국에 208조 쏜다···韓美 정상회담 성공 견인한 재계 총수들

산업 재계

미국에 208조 쏜다···韓美 정상회담 성공 견인한 재계 총수들

등록 2025.08.26 13:47

수정 2025.08.26 13:4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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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서 '1500억달러' 투자 약속 AI·반도체·바이오부터 조선 등 제조업까지 전방위 협력 새로운 청사진 앞세워 양국 '안보·경제 동맹' 체제 강화

사진=대통령실 제공사진=대통령실 제공

삼성과 SK·LG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이재명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현지에 총 209조원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부터 조선·에너지를 아우르는 모든 산업 영역에서 미국과 손을 잡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다는 복안이다. 회담 준비 과정부터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기업 총수가 외교무대 전면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재계 인사들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미국에 총 1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미 협력이 양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는 데 공감하며 ▲첨단산업(반도체·AI·바이오 등) ▲전략산업(조선·원전·에너지·방산 등) ▲공급망(모빌리티·배터리·핵심소재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세부적으로 AI 시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에너지 문제 해결과 제조업 첨단화 방안을 논의하고 방산·우주 분야에서의 협력 어젠다를 모색했다. 바이오 분야에선 공동 R&D와 기술협력의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조선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미 움직인 기업도 있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을 목표로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앵커 투자자이자 기술자문사로서 프로그램 전반을 책임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 모두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구체화한 사례다.

원자력 분야에선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가 엑스에너지, 아마존웹서비스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설계·건설·운영·공급망 구축·투자 협력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보잉사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137억 달러)를 신규 도입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 엔진 구매·정비 서비스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한국 기업은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함께 견인하며 제조업 르네상스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1500억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에서부터 조선·원자력 등 전략산업, 그리고 공급망과 인재 육성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미국이 함께한다면 제조업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혁신역량에 한국의 높은 제조 기술이 결합되면, 양국은 최상의 시너지를 만드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단순히 생산시설 확대를 넘어, AI·반도체 등 첨단산업부터 조선·원자력 같은 전략산업에 걸쳐 공급망과 기술을 공유하는 큰 틀의 상생협력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에선 주요 기업이 이번 회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정상 간 외교적 메시지와 더불어 '눈에 보이는' 경제적 청사진까지 공유하면서 한미 양국의 '안보·경제 동맹'을 공고히 했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단순히 '액수'를 설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별 프로젝트가 국가 차원의 전략과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도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양국이 서로의 성장 동력에 투자하도록 함으로써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한 것은 물론 우리 기업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모양새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 속에 '한국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재계 총수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으로 꼽힌다. 정부와 수시로 소통하며 경제 관련 의제를 점검하는 한편, 전략적 판단 아래 통 큰 투자의 해법을 내놓으면서 우리 정부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은 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지난 19일에도 대통령과 간담회를 갖고 전략을 수립했다. 아울러 바쁜 일정 속에도 정부를 측면 지원하고자 25일 나란히 워싱턴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미 기업인 행사가 '매머드급'으로 마련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우리 쪽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16인의 대표 기업인이 총출동한 가운데, 미국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공동회장 등 21명이 참석해 협력 의지를 다졌다.

재계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만나 외교적 언어로 협력의 계기를 다졌다면, 향후 기업은 자본과 기술로 그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며 "AI·에너지·모빌리티 등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 한국이 '기술 공급자'이자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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