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갈등·자연재해, 동시에 변수로 작용여행사 하드블록 리스크, 일본 편중 심화동남아·중국 등 대체 상품 강화 움직임 ↑
이번 지진의 경우 피해 규모에 비해 영향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기상청이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가능성'을 언급한 탓에 여행객들의 안전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고, 일부는 출발 지역을 변경하거나 일정 조정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정보' 발표나 지난 7월 일본 만화로 촉발된 대지진설 이슈 당시에도 일본 여행 수요는 일시적으로 위축된 바 있다"며 "일본은 워낙 지진 발생이 잦은 지역이기 때문에 회복세도 빠르지만, 최근처럼 파급력 있는 지진이 반복되면 신규 예약 흐름에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 인사의 독도 관련 발언이 겹치며 시장의 잠재적 변동성이 더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 이슈가 단기적으로 여행 수요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상징성이 큰 외교 갈등 요소가 반복 노출될 경우 소비심리를 미세하게 위축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처럼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과 외교 갈등 노출이 동시에 이어지자, 일본 여행 수요 전반이 단기 충격은 없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업계의 근본적 부담은 일본 편중 구조다. 하나투어와 교원투어의 연말연시 기준 일본 예약 비중은 20%를 넘어선다. 모두투어 역시 겨울 성수기엔 일본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일부 OTA는 일본 상품이 전체 예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그만큼 외부 변수가 노출될 때 충격도 커지는 구조다. 여행업계가 지진이나 외교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결국 일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드블록(항공 좌석 선매입) 역시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일본은 회수율 예측이 높아 하드블록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자연재해나 정치 이슈로 수요가 흔들릴 경우 좌석 회수율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손익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일본 회수율이 흔들리면 전체 분기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나온다. 교원투어는 "일본 하드블록 비중을 낮게 유지해 자연재해 등 외부 변수로 인한 리스크를 관리한다"고 밝혔고 모두투어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진 불안·외교 이슈·온라인 여론이 동시에 누적될 경우, 단기적 취소보다는 신규 예약 감소 형태로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일본은 가장 매력적인 단거리 여행지지만, 지진 빈도와 정치 이슈가 반복될 경우 소비자 인식 변화가 누적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행업계가 일본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결국 단기적 취소보다 '신규 수요 위축'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여행사들은 실제로 일본 외 지역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투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전환 전략을 추진 중이며 교원투어는 중국·대만·동남아 상품을 강화 중이다. 모두투어 역시 다양한 국가의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지역 편중을 완화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은 여전히 핵심 시장이지만, 동남아, 중국, 대만 등 주요 지역별 차별화 상품과 테마를 강화하고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고 있다"며 "지역 다변화와 동시에 해외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인·아웃바운드를 아우르는 글로벌 바운드 여행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투어 관계자도 "일본 기상청이 유사 규모 지진의 추가 발생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향후 실제 추가 지진이 발생하는지 여부가 향후 신규 수요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다양한 여행지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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