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빅2' 하이트진로-롯데주류 100억대 소송전쟁

롯데주류 "조직적 음해로 제품 이미지 손상 1000억 매출 손실로 訴 제기"

소주업계 2위인 롯데주류가 업계 1위 하이트진로에 100억원대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롯데주류는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하이트진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5일 밝혔다.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3월부터 조직적으로 자사 제품인 ‘처음처럼’에 대한 음해 작업을 벌여, 제품 이미지의 훼손은 물론 1000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소송 제기 사유를 밝혔다.

롯데주류는 소장을 통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월 인터넷방송인 ‘소비자TV’에서 ‘처음처럼’과 관련된 내용의 방송이 방영되자 본사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지침을 만들었다”며 “영업사원들을 통해 블로그, 포털사이트 게시판, SNS를 통해 조직적으로 ‘처음처럼’의 허위 방송 내용을 확산시켰다”고 언급했다.

또한 일선 영업 현장에서도 ‘처음처럼’을 음해하기 위한 악의적 내용의 전단지와 현수막, 판촉물 등을 제공했으며, 이를 위해 6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집행했다고 주장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처음처럼’ 제조·허가 과정은 이미 관계부처로부터 적법판정을 받았고, 특히 제조용수인 전기분해 알칼리 환원수도 국내외에서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허위 루머를 조직적으로 퍼뜨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8년에도 진로의 광고대행사 ‘코드마’가 ‘처음처럼’을 비방한 동영상을 조직적으로 유포해 형사처분을 받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하이트진로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일이 일어난 만큼 이번엔 엄중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주류의 소송 제기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5일 오전 발표한 공식 입장을 통해 “영업 현장에서의 경쟁 상황을 법정공방으로 이어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처음처럼의 제품 이미지 음해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은 롯데 측의 억측”이라며 “롯데주류가 주장하는 전기분해 알칼리 환원수의 안전성은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한 명쾌한 결론은 재판부가 공정하게 가려줄 것”이라며 “민·형사 재판 과정에서 회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