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초청자 및 IIF 등에 감사의 말씀)
먼저 아시아 금융산업을 이끌고 있는 많은 금융기관 CEO 및 금융전문가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도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겨울을 지나 꽃이 피고 새 생명이 탄생하는 희망의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 경제는 이와는 대조적인 것 같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5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 최근 세계 경제 및 금융 환경 변화
신흥국의 경우도 최근 들어 선진국의 경기 부진과 금융완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통화가치 절상,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지난 4월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업데이트(East Asia and Pacific Economic Update)에서 선진국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신흥국에게 대거 자금이 유입되어 신흥국의 자산 버블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한, 향후 세계 경기 회복으로 선진국의 예기치 못한 출구전략이 실행될 경우에는 오히려 아시아 신흥국에 대규모로 유입되었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Sudden Stop에 대한 우려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늘 우리는 아시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응 방안과 향후 금융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의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3.아시아 금융산업의 새로운 기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경제는 유럽과 미국의 경제 규모를 추월하며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어 왔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가 1% 대의 저성장에 머물러 있는 동안 아시아 신흥국 경제는 연평균 7% 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습니다. 아시아는 이미 전세계 GDP의 약 30%, 전세계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시아의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OECD에 따르면, 전세계 중산층 중 아시아 비중이 2009년 28%에서 2020년 54%로 늘어나고, 이들의 소비 비중도 23%에서 42%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Mckinsey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전세계 백만장자의 약 30%가 아시아에서 생겨난다고 하는 등 최근 아시아 지역의 고자산가(HNWI)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개인금융 수요 뿐만 아니라 역내 무역, M&A와 IPO 등 아시아에서의 기업활동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기업 금융수요도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신흥시장은 공공부문의 인프라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PF금융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ADB에 따르면 향후 10년간(2010~20년) 아시아 신흥국의 인프라투자 규모는 약 8.2조 달러로 예상되며 이는 전세계 인프라투자의 약 40%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아시아에서의 금융기회를 선점을 위해 금융기관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몇몇 아시아 금융기관들은 역내 금융시장에서의 위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4.아시아 금융산업의 향후 과제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노출된 아시아 금융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있습니다.
첫째, 실물경제 성장과의 불균형 문제입니다. 아시아 역내 무역의 활성화에 비해 역내 금융은 아직까지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기업들의 역내 무역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음에도 역내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은 약 10%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GDP 대비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도 미국과 유럽의 1/3 수준에 불과합니다.
특히, 아시아는 국가별로 경제성장 및 금융산업 발전 수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자금 잉여국가에서 자금 부족국가로의 자본이동이 가능하도록 아시아 역내에서의 자원배분 기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아시아 금융기관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는 외화유동성 문제입니다.
아시아 은행들의 경우 자본금이나 유동성이 양호하다 하더라도, 기축통화가 없어 국제적인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들의 차입여력(borrowing availability)이 떨어지면서 자금조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더욱이 선진국 은행들이 안정적 예수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아시아 은행들은 단기 외화차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위기시 금융 불안정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간 원-위안화 스왑 자금을 기업들의 무역결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였습니다. 이는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역내 금융 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셋째, 아시아는 전통적으로 강력한 금융 규제를 바탕으로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비은행 및 자본시장의 발달은 이에 비해 미흡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아시아 금융기관들은 변화하는 다양한 금융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은행 뿐 아니라 투자은행, 자산관리 등 비은행 부문의 금융경쟁력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금융 인프라를 확충해 나감으로써 달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시아의 금융산업 발전이 아직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점을 감안하여 선진국과 신흥국에 대한 금융산업 규제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상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아시아 경제의 지속가능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아시아 금융산업의 과제에 대하여 문제제기 차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회의에서 이러한 도전과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로써 아시아 역내 금융 안전망 강화, 역내 채권시장을 비롯한 자본시장 육성, 역내 금융거래 활성화 및 금융규제 개혁 등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논의가 기대됩니다.
5. 맺음말
이제 아시아의 금융기관들은 글로벌 경제를 리드하고 금융 불안정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인력교류를 통한 Network체계를 마련하고, 오늘의 IIF Asia CEO Summit 과 같은 정보 공유의 장을 더욱 활성화함으로써 아시아 역내 금융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번 행사가 아시아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의미 있고 건설적인 토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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