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인 오늘 가족과 함께 서울 도심속 사찰을 찾는 건 어떨까. 멀리 가지 않으면서도 화려한 연등 구경에 사찰음식도 맛보는 기회가 될 듯하다.
17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통계를 보면 문화재로 지정돼 별도 관리되는 사찰을 뺀 시내 사찰은 모두 152곳에 달한다.
가장 오래된 곳은 성북구 안암동 5가에 있는 대원암. 1940년 12월 완공된 대원암은 근대불교의 석학인 박한영 스님이 머물고 탄허 스님이 신화엄경합론을 번역한 곳으로 유명하다.
서대문구 홍은1동의 백련사, 중구 필동 2가의 충정사, 은평구 진관동의 진관사도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다.
백련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백련사는 경복궁의 서쪽에 자리해 ‘서방정’, ‘정토사’라고도 불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연못에서 연꽃이 피어올라 새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홍연초등학교 언덕길부터 연등이 죽 걸려 있으며 사찰로 들어가면 한줄기에서 갈라진 쌍둥이 나무, 법고, 우물 등 소소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옛 수도방위사령부 부속 사찰이었던 충정사는 남산 한옥마을 오른쪽에 있어 특유의 운치가 있다. 북한산 자락의 진관사는 템플스테이와 담백한 사찰음식으로 유명해 줄을 서더라도 한 번쯤 맛보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사찰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성북구로 모두 32곳의 사찰이 밀집했다.
종로구에도 20곳의 사찰이 있다. 종로구에는 사대문 안에서 유일한 사찰이자 문화재로 유명한 조계사가 있고, 관악구에도 국내 최초 다문화사찰을 표방한 명락사와 보련암을 포함해 17곳의 사찰이 있다.
서초구 우면동의 관문사(2만1천420㎡), 성북구 하월곡2동의 진각종 본당(1만2천989㎡)을 찾아가면 큰 사찰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천태종인 관문사에 가면 거대한 조각품인 사천왕상과 전통 사찰 양식으로 지어진 대불보전을 볼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현대 양식의 건물이 생소함을 주지만 내부에 들어가면 고요한 전통 양식의 법당이 있어 이색적이다.
송파구의 불광사, 금천구의 심원사, 서초구의 구룡사도 권할 만한 곳이다.
고(故) 광덕스님의 불광법회로 유명한 불광사는 석촌호수를 낀 풍경과 탱화 대신 설치된 한글금강경 금판 등을 볼 수 있다. 각계 인사도 많이 방문하는 구룡사는 참회실·적멸전·시민선방·염화실·극락전 등 대규모 시설과 애기법당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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