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god 출신 가수 손호영 여자친구가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일주일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손호영 또한 고인이 된 여자친구 발인 다음날 동일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베르테르 효과’다. 유명인들의 자살이 모방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
후배 한 명과 소주 한 잔을 기울였다. 사업을 하다 재미를 못 본 후 보험 설계사 일을 시작하게 됐지만 실적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심해 날마다 신세 한탄이다. 후배는 “자살 하고 싶을 정도다. 번개탄이나 피울까?” 라며 내 뱉는다. 요즘 삶을 비관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이다. 그 자리에서 후배를 따끔하게 혼냈지만 지금 이 순간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하니 무서웠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을 전하는 건 신문, 방송 등 매체다. 다수의 매체가 자살 장소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 하는 등 자극적인 기사들을 보도한다. 이 같은 기사들은 자칫 비슷한 문제를 겪으며 우울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모방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
물론 기자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것 뿐일 수도 있다. 상황이 닥치면 기사를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자를 떠나 인간으로서 ‘베르테르효과’를 부추길 마음은 털 끝 만치도 없다.
어릴 적 비디오를 보기 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어린이들은 무분별한 불법비디오들을 시청함에 따라 비행청소년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같은 맥락 아닐까? 부추기지도 따라하지도 말아야 하는 것은 모두의 몫이다.
노규민 기자 nkm@
뉴스웨이 노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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