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토지 반환·주민재산권 피해소송 후폭풍 속9월 청산 앞두고 롯데관광·출자사 등 재기 움직임
8년 만에 파국을 맞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지난 4월 청산 절차 이후 사람들은 관심에서 지웠을지 몰라도 여전히 이 사업은 진행형이다. 오는 9월 최종 사업 청산을 앞두고 토지를 찾겠다는 코레일과 재개를 주장하는 민간 출자사 간의 막판 기 싸움이 여전하다. 이와 함께 소송·파산 등 후유증의 전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30조원 규모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 용산역세권개발이 부동산 침체와 자금 조달 실패로 결국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토지매매계약 해지 이후 지난 4월 11일 1차 반납분 5470억원에 이어 예정대로 지난달 7일 2차로 8500억원을 반납했다.
이로써 코레일은 사업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로부터 토지대금으로 받았던 2조4167억원 중 58%인 1조3970억원을 되돌려준 상태다. 나머지 1조1000억원도 오는 9월 8일 돌려줄 방침이다.
문제는 코레일이 나머지를 돌려준다고 해도 되찾을 수 있는 토지는 전체 철도정비창 용지의 3분의 1뿐이다. 코레일이 토지를 전부 되찾기 위해서는 드림허브에 토지대금 계약금 등 약 1조원을 건네야 하지만, 코레일은 납부 의무가 없다고 밝혀 소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2007년 개발구역에 포함돼 재산권 행사를 제약당한 서부이촌동 주민의 반발도 거세다. 드림허브 등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위한 소장을 법원에 접수할 방침이다. 소송가액은 최대 69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서부이촌동 주민대책위는 피해가 큰 만큼 소송을 3년까지도 끌고 가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최근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이들은 소송보다는 사업이 정상화하길 바라고 있다.
이들의 바람처럼 사업 재개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기존 민간출자사들과 코레일 모두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보이는 탓에 현실적으로 가까운 시간 내 재기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국제소송전 가능성도 크다. 해외투자자인 싱가포르 부동산펀드인 GMCM은 드림허브에 전환사채(CB) 상환을 요청했으며 111층 랜드마크빌딩 설계를 맡은 프랑스 건축가 렌조 피아노는 설계 미지급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와 별개로 용산구는 지난달 용산역세권개발지의 토양오염과 관련, 토양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코레일을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용산구는 2009년 코레일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조치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명령 이행 기간에 정화하지 않자 이같이 조치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화를 고의로 미루는 게 아니라 토지 소유권이 코레일로 온전히 넘어온 상황이 아닌 탓”이라며 “9월 5일 잔금을 내고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오면 정화작업을 바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레일은 행정소송을 준비한다든지 할 계획은 없으며, 조사에 성실히 응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민간출자사들 ‘막판 불꽃’···국토부 ‘정상화 불가’
용산역세권개발 대주주였던 롯데관광개발이 사업 재추진을 뜻을 내비쳐 앞으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관광개발은 자본금 1510억원과 전환사채 226억원 등 총 1763억원을 투자했으나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하자 지난 3월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롯데관광개발은 대주주인 김기병 회장이 호텔신라에 매각한 동화면세점 지분(19.9%) 600억원 등 총 723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을 마쳤다.
롯데관광개발은 아직 사업자 지위를 유지한 상태고 최종 결론이 9월에 나오는 만큼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김 회장은 “용산역세권개발은 건설 기간 24만명, 완공 이후 16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범국가적 프로젝트다. 사업정상화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며 회사 정상화와 함께 재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현재 다른 민간출자사들 역시 정상화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며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시기와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막판 협상 카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간출자사 한 관계자는 “가장 빠른 사업 정상화 방안은 국토교통부가 나서는 것이지만 민간사업에 정부가 참여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주장을 되풀이한다”며 “공공 차원의 재개 가능성보다는 청산 절차를 따를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