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는 국산과 수입 할 것 없이 다운사이징 과정을 마친 신형 모델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각 자동차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다운사이징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각 국가별로 공인 연비 규제 기준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5년부터 1리터당 23.9㎞, 유럽과 일본은 2020년부터 각각 26.5㎞와 20.3㎞ 이상의 연비를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20년부터 1리터당 연비 규제 기준을 20㎞로 설정한 상태다.
강화된 공인 연비 기준을 따르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체 자동차의 개발과 자동차 엔진 기술의 진화다.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대체 자동차 개발 작업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상용화 과정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때문에 엔진 기술의 진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다운사이징이다.
◇‘터보 기술’이 군살 빼기의 비결 = 세계 자동차 업체는 다운사이징을 실현하기 위해 ‘터보 엔진’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터보차저’ 기술을 활용한 터보 엔진 개발은 다운사이징의 가장 명확한 대안 중의 하나다.
터보차저 기술은 엔진의 배출가스 압력을 이용해 터빈을 돌린 후 이 회전력을 이용해 흡입하는 공기를 대기압보다 강한 압력으로 밀어 넣어 출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반영된 터보 엔진은 적은 덩치에서도 큰 출력을 낼 수 있다.
터보 엔진은 같은 배기량의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 즉 기존의 엔진 수준의 출력을 내면서도 훨씬 적은 배기량을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힘을 유지하면서 엔진의 덩치만 줄이는 것이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연료를 실린더 내부에 직접 고압으로 뿌려 줄 경우에도 엔진의 효율은 높아져 다운사이징의 효과를 낼 수 있다. ‘GDI 엔진’, ‘TSI 엔진’, ‘CGI 엔진’이라 불리는 엔진이 직분사 엔진 모델의 대표적 사례다.
직분사 엔진은 실린더 내부에 직접 연료를 분사해 실린더 밖에서 이뤄지던 연료와 공기의 혼합이 실린더 안에서 이뤄지도록 한 기술이다. 연료와 공기를 혼합하는 공간을 없애고 바로 연료를 뿌릴 수 있기 때문에 덩치는 줄어들고 연비는 8~10% 정도 개선된다.
◇국산차업계 ‘터보 심장’ 신드롬 = 올해 국내에 등장한 ‘터보 엔진’ 신차는 4개 정도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출시한 2014년형 쏘나타 모델인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에 터보 엔진을 얹었고 기아자동차도 K5의 부분 변경 모델인 ‘더 뉴 K5’에 세타2 2.0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쏘나타의 경우 일반 CVVL 엔진과 터보 엔진의 힘의 차이가 현격하다. CVVL 엔진와 터보 엔진의 배기량은 모두 2000㏄로 같다. 그러나 터보 모델의 힘(271마력)이 CVVL 엔진의 힘(172마력)보다 훨씬 크다.
K5 터보 모델 역시 엔진 배기량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힘이 더 강해졌다. 자연흡기엔진을 탑재한 기존의 K5가 172마력의 힘을 내는데 반해 K5 터보 모델은 271마력의 출력을 뽐낸다.
르노삼성은 각각 뉴 SM5 플래티넘의 다운사이징 버전인 SM5 TCE를 지난 5월 출시해 나름의 재미를 보고 있다.
한국GM이 출시한 소형 SUV ‘트랙스’에도 1.4리터 터보 엔진을 얹었다. 첫 소형 SUV 모델인 ‘트랙스’를 다운사이징 모델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1.6리터 모델보다 강한 힘을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운사이징의 효과를 내는 소형 SUV로 볼 수 있다.
◇하반기는 ‘작은 고추 총집합’ = 올 하반기는 다운사이징 모델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기아차가 오는 8월 출시하게 될 K3 쿠페는 터보의 심장을 달고 탄생한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되는 K3 쿠페는 204마력의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1.6 GDI 엔진이 장착된 기존의 K3 세단(140마력)에 비하면 훨씬 힘이 강해지는 셈이다.
오는 22일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폭스바겐 7세대 골프도 다운사이징 엔진을 얹었다. 골프에 탑재된 1.4리터 TSI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40㎏이 가벼워졌다. 기존의 1.6 TDI 엔진 모델이 105마력의 힘을 내는데 반해 1.4 TSI 모델은 140마력의 힘을 낸다.
오는 9월을 전후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BMW의 새로운 5시리즈 라인업에도 다운사이징 모델이 포함돼 있다.
수입차 시장 부동의 판매 1위 모델인 ‘520d’의 다운사이징 버전 ‘518d’가 주인공이다. 518d의 최대출력(143마력)은 520d의 출력(184마력)보다 약하다. 그러나 연비가 기존 520d보다 20% 정도 더 좋아졌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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