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나섰다. 국정원 국정조사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과 첨예하게 다투던 민주당은 수세를 극복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야당의 ‘마지막 카드’인 장외투쟁을 선택했다.
1일 오전 서울 시청광장 잔디밭에는 흰색으로 된 임시 천막이 설치됐다. 가로 15m, 세로 6m 규모로 마련된 ‘천막당사’에는 50여 개의 의원 좌석과 취재진을 위한 탁자와 좌석이 각 40여 개 가량 준비됐다. 이 ‘천막당사’의 전면에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라고 쓰인 팻말이 내걸렸다.
이날 이곳에서는 첫 현장 의원총회가 열렸다.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8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저마다 돌아가며 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의 행태를 질타하는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장외투쟁을 앞두고 전의를 불태웠다.
총회가 끝난 뒤 의원들은 저마다 홍보물을 한 아름씩 손에 들고 인근 거리로 나가 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이를 나눠주며 장외투쟁에 나선 배경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했다.
몇몇 의원들은 ‘천막당사’ 안에 모여 간단한 회의를 갖거나 개별적으로 의논을 하는 등 부산함 모습이었다. 오후 들어 무더운 날씨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장외투쟁 첫 날인 만큼 광장에는 비장함이 엿보였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을 나타냈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인 황모 씨는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다”면서도 “여야가 안에서 해결을 못해 한 쪽이 밖으로 뛰쳐나오는 것은 정치적으로 볼 때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광장 건너편에서 잠시 정차하고 있던 택시기사 최모 씨는 “야당이 너무 떼를 쓰는 것 같다”며 “이런 행동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아닌가”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을지로 방면 쪽에 서 있던 20대 여대생 김모 씨는 “정치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국정원 문제는 관심있게 지켜봤다”며 “한국 정치가 발전하느냐 후퇴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고 말해 심정적인 지지를 보냈다.
김 대표가 하루 종일 자리를 지킨 ‘천막당사’는 앞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열어놓을 계획이다. 2일에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국민과 함께하는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으며, 3일에는 인근 청계광장에서 국민보고대회가 개최된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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