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생중계 없는 기관보고 없다” 與 “방송여부 떠나 기관보고 재개”
국가정보원 국정조사를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5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국정원 기관보고가 오후로 미뤄졌다.
여야는 전날 합의한 대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정조사특위 주재 하에 국정원 기관보고를 가질 예정이었다.
남재준 원장을 비롯해 국정원 관계자들이 시간에 맞춰 국회를 찾았고, 새누리당 소속 특위 위원들도 두세 그룹으로 나뉘어 회의장에 입장했다.
하지만 예정 시간을 10분 갸랑 넘기도록 민주당 의원들은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특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회의장이 아닌 기자실을 찾았다.
정 의원은 “지상파 방송 생중계를 전제로 합의했는데 새누리당이 생중계를 거부했다”며 “기관보고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오늘 기관보고를 갖고 중간 중간 논의를 해 나가기로 했었다”면서도 “지상파 방송사가 생중계나 녹화 방송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기관보고를 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정 의원은 “잠정 중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을 만나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30분 뒤 여야 간사인 권 의원과 정 의원은 함께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 3사에 기관보고 생중계를 요청했다.
권 의원은 “여야 공히 3사에 대해 국정조사 특위 중계방송 해 주시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고, 정 의원은 “기관보고가 실시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국민들의 알 권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칫 국정조사가 다시금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에서 여야 간사가 신속한 합의를 통해 이를 다잡은 것. 하지만 두 간사들은 서로를 옆에 두고 미묘한 신경전도 빼놓지 않았다.
권 의원이 “기관보고를 1시간만 공개하기로 합의한 것이 생중계 전제였다는 (정 의원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단지 ‘그렇게 하면 좋겠다’ 정도의 뜻인 데다 그런 합의는 내 권한 밖”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행정실 문건에 분명히 명기돼 있다”고 맞받았다.
방송 3사가 중계를 거부할 경우 기관보고 재개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에서도 약간의 온도차가 감지됐다. 권 의원은 “중계 여부와 관계없이 기관보고는 오후에 열릴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정 의원은 “방송사들의 사려깊은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관보고가 중단된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6일에도 국정원 기관보고를 앞두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회의 공개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전원 불참한 바 있다. 이 때는 남 원장과 국정원 관계자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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