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Z자산가 성지 '성수' 대장주 1지구 선점 W=압구정 패싱···강남 지배력 퇴보O=압구정 잠행 활동 지속 '자이 벨트' 구상 T=성수지구 조합 내홍 등 당국 리스크
강남 재건축의 상징이자 '부의 척도'였던 자이(Xi)가 2026년 한강벨트 수주전에서 가장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현대건설·삼성물산·DL이앤씨 등 대형건설사들이 총 사업비만 10조원에 이르는 압구정 3·4·5구역 재건축을 놓고 사활을 건 혈투를 예고한 사이, GS건설은 과감히 '압구정 핵심지 패싱'을 선언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선 '강남 지배력의 퇴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하지만, GS건설의 시선은 이미 기존 부촌 압구정을 넘어 신흥부촌이자 MZ자산가들의 성지로 떠오른 성수동을 정조준하고 있다.
GS건설은 압구정 핵심지에서 한발 물러나는 대신, 성수지구(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최대 '대장주'인 '성수 1지구'를 선점하며 한강변 '신흥 권력'의 깃발을 꽂았다. '순살자이'라는 뼈아픈 주홍글씨를 떼어내기 위해 소모적인 강남 대전 대신 실리적 요충지를 택한 셈이다.
특히 GS건설은 압구정 핵심지에선 물러난 듯 보이나, 대단지인 압구정 1구역에서는 수주팀이 활동하며, 바닥 민심을 훑는 '잠행(潛行)'을 지속하고 있다. 훗날의 압구정 재도전을 노리는 '성동격서'의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성수를 발판 삼아 여의도와 목동까지 '자이 벨트'를 확장해 한강벨트의 주도권을 통째로 거머쥐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강남 위상의 흠결과 수의계약에 따른 조합 내홍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한강벨트에서 '자이' 부활의 최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는 한강벨트 격전 분석 5편에서 '순살자이'의 오명을 딛고 성수동에서 배수의 진을 친 GS건설의 실리주의 전략과 그 이면에 숨겨진 한강벨트 재편 구상을 SWOT 분석을 통해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강점(Strength)|신흥부촌 성수 최대어 1지구 선점···실리 추구
GS건설의 가장 강력한 강점은 한강벨트의 차세대 핵심 축인 성수동에서 최대 규모이자 가장 입지가 뛰어난 '성수 1지구'를 사실상 확보·선점했다는 점이다. 압구정 일대에서 무분별한 경합 대신 '수익성 극대화' 전략을 실현한 것으로 분석이 많다.
현대건설이 압구정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성수에서 철수한 틈을 타, GS건설은 성수 1지구의 단독 응찰자로 나서며 무혈입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은 GS건설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실리 추구의 강점은 구체적인 경영 수치로 증명된다. 압구정 3·4·5구역 등 다자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곳에서 빠짐으로써,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과 기회비용을 온전히 성수 1지구의 설계 품질 향상은 물론 또 다른 한강벨트인 여의도나 목동에서의 집중 화력에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GS건설은 성수 1지구에 하이엔드 브랜드 '리베니크(가칭)'를 최초로 제안하며, 압구정보다 규제가 덜한 성수동의 이점을 살려 '전 가구 한강 조망'과 '국내 최대 규모의 스카이 커뮤니티' 등 파격적인 특화 설계를 제시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압구정에서 '승자 없는 전쟁'을 치르는 동안 GS건설은 확실한 수익성을 담보한 채 한강변 신흥 부촌의 대장주를 선점하며 실리적 우위를 점했음을 의미한다.
"집은 역시 자이가 세련되게 짓는다"는 MZ 세대의 강력한 팬덤과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이 결합되면서 주거 지도의 무게중심을 압구정 등 강남에서 성수로 끌어오겠다는 포석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약점(Weakness)|흔들리는 강남 지배력과 '순살자이' 주홍글씨
반면 압구정 핵심지(3·4·5구역) 수주전에서 중도하차한 사실은 GS건설에 '강남권 브랜드 지배력 약화'라는 뼈아픈 약점을 남겼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압구정에서 '왕좌의 게임'을 벌이는 동안 자이의 깃발이 보이지 않다 보니, 시장에서는 "자이가 삼성과 현대와 달리 1군 체급 경쟁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일각에서 나온다. 압구정과 성수 등 한강벨트 전체를 관통하는 지배적 브랜드로서의 상징성에 커다란 흠결이 생긴 셈이다. 이는 향후 고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자존심 강한 조합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로 남았다.
여기에 과거 검단 사고로 각인된 '순살자이'라는 오명은 고가 정비사업 시장에서도 여전한 아킬레스건이다. 최근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뉴 자이'를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 안정성에 대한 조합원들의 근본적인 불신은 완전히 씻기지 않았다. 강남권 브랜드 파워 하락과 신뢰 회복의 지연은 GS건설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문턱으로 지적된다.
◇기회(Opportunity)|압구정 재도전···여의도·목동으로 자이벨트 확장
위기 속에서도 GS건설은 '압구정 재도전'과 '한강벨트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겉으로는 압구정 핵심지에서 발을 뺀 듯 보이지만, 또다른 알짜 단지인 압구정 1구역에서는 수주팀이 활동하며 조합원들과 접촉하는 '잠행' 수주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성수동에서의 화려한 부활을 토대로 삼아 다시 강남의 중심으로 진격하겠다는 치밀한 우회 전략으로, 압구정 1구역의 상징성을 통해 '자이의 귀환'을 선포할 반격의 서사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압구정 핵심 3·4·5구역 수주전이 모두 마무리되고 나서 강남으로 귀환하는 '자이'는 한결 수월해진 사업 제안으로 압구정 1구역을 선취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동시에 성수 1지구 수주를 하이엔드 브랜드 '리베니크'의 쇼케이스로 활용해 여의도와 목동 등 향후 랜드마크 격전지에서 우위를 점할 여력을 확보했다. 압구정에 매몰된 경쟁사들의 자금력이 소진될 무렵, 상대적으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강벨트의 서쪽(여의도)과 남서쪽(목동)을 공략한다는 계산이다.
이미 신흥부자들이 즐비한 성수동에서 입증된 '영리치 최적화 설계' 역량을 무기로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한강을 따라 자이의 깃발이 이어지는 거대 벨트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위협(Threat)|성수, 김빠진 수주···수의계약 논란과 조합 내홍
가장 직접적인 위협은 역설적으로 성수 1지구의 '무혈입성'에서 기인한다.
경쟁사가 없는 단독 입찰(수의계약)은 실익은 크지만,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는 명분이 부족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택받았다는 서사가 사라진 자리에 '조합 유착 의혹'과 '마감재 선정 의혹'에 대한 논란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어서다.
경쟁자가 사라진 수주 현장은 건설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흐르기 쉽다는 우려가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수의계약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잠재적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성수 1지구 내부에서는 수의계약에 반대하는 비대위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압수수색을 받는 등 향후 법적 분쟁이나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영업정지 등 잔존하는 행정처분 리스크가 서울시의 까다로운 디자인 인허가 및 각종 심의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쟁 없는 승리가 가져오는 브랜드 이미지 희석과 조합 내홍의 파고를 어떻게 넘느냐가 GS건설 앞날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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