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국정조사가 난항 끝에 기관보고에 돌입했다. 여야는 작심한 듯 독설을 쏟아내며 초반부터 공방을 주고 받았다.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5일 국회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관보고를 갖고 진검승부를 벌였다.
방송사 카메라가 투입되고 지상파로 생중계가 이뤄지는 가운데 공방을 주고 받는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는 자연스레 높아졌다.
남 원장의 선서 이후 진행된 의사진행발언에서 국정조사특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신기남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그는 “아직 의혹의 진상도 모르는 마당에 신 위원장이 인사말에서 마치 검찰 기소내용이 확정된 것을 전제로 말한 부분에 깊은 유감”이라 밝혔다. 아울러 “특위의 제목도 국정원 대선개입이 아니라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이라고 지적하면서 신경전에 불을 당겼다.
권 의원은 이어 “국정원 의혹사건은 민주당의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매관매직 사건으로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며 “민주당은 미행·감시·고의차량사고·감금 등 각종 불법행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신 위원장의 말은 검찰 공소장에 적혀있는 것으로 틀린 부분이 없다”며 지지 않고 맞불을 놨다.
정 의원은 “지난 대선은 불법 선거”라며 “만약 미국 대선에서 CIA나 FBI가 개입했다면 어떻게 됐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서울사이버경찰청 증거분석실에서 만든 동영상을 직접 상영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권영세 주중대사와 김무성 의원을 증인으로 내보내고 본인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원세훈 전 원장의 국정원은 대선에서의 쿠데타를 일으켰고 남 원장의 국정원은 국기문란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남 원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관보고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간간이 웃음기를 띠는 등 편안한 느낌을 자아냈다. 정 의원이 동영상을 상영할 때도 애써 화면을 무시하며 대화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비장함이 감돌았다. 기관보고를 참관하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권 의원의 발언 도중 굳은 표정으로 상의를 벗고 셔츠를 걷어올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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