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R코리아의 주력이던 이들 브랜드가 이탈하면 매출급감을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EXR코리아가 대표이사 변경 인사를 강행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민복기 대표는 EXR코리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이 회사에서 전개하던 컨버스와 카파, 카스텔바쟉의 경영을 책임지게 된다.
당분간은 EXR코리아와 한 지붕 아래서 분리경영이라는 이름으로 동거를 계속하지만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2014년 상반기 중으로 독립법인을 설립하고 완전히 결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컨버스와 카파, 카스텔바쟉은 민복기 대표가 EXR코리아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글로벌 패션기업 도약을 위해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한 브랜드다.
특히 컨버스와 카파는 EXR코리아의 대표적인 주력 브랜드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미국의 유명 신발 브랜드인 컨버스는 2005년 론칭해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를 이어온 결과 지난해 매출 2100억원을 기록했다.
카파 역시 2009년 트레이닝계의 스키니 팬츠인 컴뱃 팬츠가 중·고교 남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급성장을 이뤘고 지난해 매출 87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EXR코리아의 주력 브랜드를 내주면서까지 민복기 대표를 밀어낸 것을 놓고 다른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브랜드를 제외할 경우 EXR코리아의 매출 급감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R은 2001년 론칭 이후 고가 전략이 먹히면서 몇년간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성장 정체에 빠진 상태다.
2004년 1300억원, 2005년 1600억원의 매출이 지난해에 1500억원(국내 기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컨버스 매출의 3분의 2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EXR코리아의 모기업인 성우하이텍 한창훈 이사를 대표로 앉히기 위해 무리한 인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R코리아는 민복기 대표의 후임으로 한창훈 대표이사를 1일 선임했다. 한 신임대표는 성우하이텍 이명근 회장의 둘째사위로 알려졌다.
중국북경중의약대학 한의학과를 졸업한 후 LG패션을 거쳐 올 3월 성우하이텍에 이사로 입사했다. EXR코리아에서도 인턴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분야 근무 경력은 있지만 40살(1973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 기업경영 경험도 풍부하지 않은 한 대표가 EXR코리아를 잘 이끌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걸리는 이유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효자 브랜드인 컨버스와 카파, 카스텔바쟉이 떨어져 나가면 EXR코리아는 엔진에 날개까지 잃는 셈”이라며 “성우하이텍이 둘째사위를 대표로 앉히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EXR코리아 관계자는 “EXR브랜드 역량에 집중하며 책임경영을 통해 지속성장과 효율성을 높이는 성과중심의 경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김보라 기자 kin337@
뉴스웨이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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