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블랙홀 공동진화 이해하는 중요한 단초
은하 중심부에 있는 쌍둥이 거대 블랙홀이 발견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우종학 교수 등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45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중심부에서 쌍둥이 블랙홀을 찾아냈다고 12일 밝혔다.
쌍둥이 블랙홀은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중에서 병합과정에 있는 두 개의 블랙홀이다. 은하와 블랙홀의 공동 진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다.
이는 두 은하가 충돌하면 각각 은하의 중심부에 있던 서로 다른 두 개의 블랙홀도 충돌해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블랙홀은 빛을 방출하지 않아 검출이 어려운데다 병합후기쌍둥이 블랙홀은 서로 가까이 있어 구분하기 어려워 충돌후기에 있는 쌍둥이 블랙홀이 확인된 적이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블랙홀 근처의 가스 운동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두 개 쌍둥이 블랙홀의 존재와 위치를 알아냈다.
기존 엑스선 관측으로 확인된 2개의 쌍둥이 블랙홀은 병합초기 단계의 것으로 병합후기 단계의 은하에서 쌍둥이 블랙홀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2600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두 개 은하의 핵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으며 각각의 핵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은 것이다.
두 개의 계란을 그릇에 깨어 담으면 흰자는 한 덩어리가 되지만 노른자는 두 개로 남아 있듯, 은하는 합쳐졌지만 두 개의 핵은 아직 하나로 합쳐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상태다.
블랙홀은 직접 관측이 어렵지만 가스가 유입되면 막대한 에너지가 빛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블랙홀 주변에서 이온화되어 방출되는 가스를 추적했다. 첨단분광기를 이용해 은하 중심부의 가스의 분포와 운동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두 개의 가스 성분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른 속도를 갖는 것을 확인하고 이 가스 성분이 두 개의 은하핵의 위치와 일치함을 통해 형과 아우 블랙홀을 찾아냈다.
우 교수는 “두 개의 쌍둥이 블랙홀이 수억 년 후 수 광년 거리만큼 가까워지고 결국 충돌을 통해 하나의 블랙홀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과 미국의 공동연구자와 협력하여 이뤄진 이번 연구에는 칠레 북부 소재 유럽남천문대의 구경 8.4미터 거대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의 자료가 이용됐다.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지 온라인판 11월 11일자에 게재됐다.
김은경 기자 cr21@
뉴스웨이 김은경 기자
cr2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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