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란 제재가 강화된 지난 7월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은 1억9369억달러로 전년 동월(5억3875억달러) 대비 64% 급감했다. 석유화학제품은 377만달러로 전년비 96%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극적인 핵협상 타결 소식에 정유, 석유업계는 일단은 반기는 분위기다.
25일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현재 제재로 축소된 상황인데, 경제성 있는 이란산의 수입을 다시 늘리게 되면 도입 비용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묶여 있던 이란산 원유가 풀리면 정유업체들의 거래선 다변화에 따라 국제원유가 역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인 이란의 석유 수출이 자유로워질 경우 중동산 두바이유나 텍사스 중질유, 북해산 브렌트유 등의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애기다.
다만 정유사의 수익향상은 값싼 원유만으로 가능한 게 아닌 만큼 정제마진이 어떻게 변할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정돼 가던 원유값이 이란 사태로 요동칠 수 있다는 것도 우려 중 하나다.
화학업계는 좀 더 신중한 자세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이란 핵협상 타결은 화학업계에 단기적으로는 호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은 석유 의존도가 높은 데다 석유를 가공한 화학 관련 제품도 많이 수출하고 있어 유가가 하락할 경우 수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BTX, PX에 투자가 많은 우리 화학업계는 과거 양질의 초경질 원유를 이란에 수출했는데 현재는 제재에 따라 이란이 다른 나라로부터 질 낮은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제재가 해소되면 이란이 우리의 질 좋은 초경질 원유 수입을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란이 공격적으로 석유화학시설을 늘리고 있고, 제재가 해소되면 이란시설에 대한 해외투자가 더 많아져 시설 신증설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남장근 산업연구원 소재생활친화산업팀 연구위원도 “산유국인 이란이 석유화학시설을 늘려 제품 공급을 시작하면 가격경쟁력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그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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