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인에 대한 차별 해결을 촉구하는 ‘세계 에이즈의 날’ 기념콘서트가 안전상의 이유로 돌연 취소돼 관련 단체들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30일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등 감염인·환자단체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지난 28일 오후 이들 단체에 공문을 보내 ‘세계에이즈의 날 레드리본 희망의 콘서트’를 취소했다.
이 콘서트는 에이즈 예방 노력을 확산하고 감염인에 대한 편견·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세계에이즈의 날 국내 행사로 정부와 연맹이 함께 기획했다.
감염인연합회 등은 이번 행사에서 콘서트장 밖에 부스를 설치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차별 금지에 관한 전단을 나눠주는 등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었다.
정부는 콘서트 불과 이틀 앞두고 “에이즈 관련 피켓시위 등은 시민안전 문제가 대두돼 취소함을 알린다”는 공문을 보내 행사 취소를 통보했다.
감염인 단체는 이에 대해 감염인 차별 해결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관련 단체의 활동을 ‘시민안전에 위협’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 주도로 열리는 세계에이즈의 날 기념행사가 ‘차별과 편견을 넘자’는 취지와 달리 HIV감염인의 목소리와 참여를 배제했다”며 “정부가 나서서 HIV 감염인에게 폭도라는 낙인을 씌우고 차별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행사 취소는 시위보다 콘서트 장소가 지하여서 안전문제가 우려됐기 때문이며 공문의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세계 에이즈의 날’은 1988년 열린 ‘세계보건장관회의’에서 ‘런던선언’을 채택하면서 UN에서 제정했다. 우리나라도 1993년부터 매년 행사를 개최해왔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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