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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정국 ‘그만’··· 오너리스크, 국가경제에 악영향

[포커스]사정정국 ‘그만’··· 오너리스크, 국가경제에 악영향

등록 2014.01.06 08:07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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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제민주화 바람을 탄 정부의 사정칼날은 SK, 한화, CJ, 효성 등 대기업들을 향했고 오너와 오너일가를 비자금, 역외탈세, 배임 등 혐의로 정조준했다. 잦은 압수수색과 검찰수사 및 재판으로 생긴 오너 공백은 컸다.

비상경영체제가 구축돼 있는 기업들의 경우 일반적인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위험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투자결정은 사실상 유보된 상태다. 재계에서는 오너 부재로 인한 기업경영 위기는 국가경제와 고용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구속수감된 관계로 각종 투자가 감소하는 등 위축된 경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사업에서 전년동기대비 반토막 수준인 3887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한화 관계자는 “당장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새로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캐시카우 산업 발굴을 위한 계획도 구체적으로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가 크게 신뢰하고 있는 김 회장이 협상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이라크 신도시에 들어서는 각종 인프라 수주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태양광사업도 최대 기회를 맞고 있지만 반드시 동반돼야 할 국가적 지원 등을 협상력 부재로 얻어내지 못해 도약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오너리스크에 있어 SK는 특히 뼈 아프다. 최태원 회장과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모두 구속 수감 중이기 때문이다. 일단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중심축이 돼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오너 부재로 인해 해외사업과 신수종 사업은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 해외사업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큰 역할을 해왔던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오너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시점인 만큼 경영공백 우려는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최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SK하이닉스 때와는 달리 SK이노베이션의 합작 사업, STX에너지 인수 등이 줄줄이 무산되는 등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투자가 적극적으로 실행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CJ그룹도 이재현 회장이 구속기소되면서 글로벌 도약을 위한 행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라이신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위해 진행중이던 중국 업체와의 M&A 협상이 중단됐고 중국, 베트남 등에 사료 생산기지를 확보하려던 사업도 6개 중 1개만 인수하는데 그쳤다.

또 CJ대한통운도 미국 내 글로벌 물류업체를 M&A를 타진 중이었지만 협상이 잠정 중단됐고, CJ프레시웨이의 미국과 베트남 현지 유통망 인수도 보류된 상황이다.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효성그룹 역시 조석래 회장이 사법처리를 받게 될 경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케톤 등 신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진행돼야 하지만 오너가 빠진 상황에서는 신동력창출이 어려워진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자리에 없다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해외수주에 있어서도 외국 경쟁사들이 ‘문제가 있는 회사’라고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면 사업에 어려움이 발생해 국가적인 손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불황이라 안정과 미래에 대한 투자 사이에서 탄력적인 운영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거시적, 미시적 변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잘못된 투자는 대규모 손실로 이어져 기업을 떠나 국가경제와 고용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업과 경제는 결국 하나로 묶여져 있다”며 “오너리스크가 기업경영을 위축 시키고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면 국가전체와 국민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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