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진해운에서 형편없는 사람을 내보내고 능력 있는 사람을 앉혔으니 올해 사업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언급한 ‘형편없는 사람’은 지난해 11월 물러난 김영민 전 한진해운 사장이고 ‘능력 있는 사람’은 지난해 12월 1일 취임한 석태수 현 사장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진과 한진칼 대표를 맡았던 석 사장은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김영민 전 사장은 금융계 출신 인사로 해운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중장기 전략 수립에 실패했고 유동성 위기까지 겹친 탓에 회사 안팎에서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해 10월 말 대한항공이 1500억원의 현금을 긴급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진그룹 고위층이 김 전 사장을 탐탁지 않게 봤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반면 석태수 사장은 2008년 ㈜한진 대표 취임 이후 물동량 부족으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5년 연속 흑자 실적을 내면서 안정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석 사장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초대 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있는 조 회장이 석 사장의 검증된 능력을 앞세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조금 과한 어투로 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발언을 두고 한진해운 정상화에 대한 직접적 개입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조양호 라인’의 실세 인사가 한진해운 사장으로 들어선 만큼 향후 정상화 과정에서 조 회장의 뜻이 더 많이 반영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현재 한진해운에는 이미 지난해 두 차례의 현금 지원을 통해 대한항공 명의의 돈 2500억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여기에 올 상반기 중 시행될 유상증자에 대한항공이 4000억원 안팎 규모로 참여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원 규모는 6500억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유상증자 이후에는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만큼 한진해운에 대한 조 회장의 직접적 영향력은 더 커지게 된다.
때문에 이번 발언은 조 회장이 향후 한진해운 경영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독립경영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은 조 회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한진해운 경영에 대한 조양호 회장의 입김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이번 발언은 측근인 석태수 사장의 행보에 날개를 달아주고 한진해운 경영에 자신의 의중을 더 강조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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