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유출 피해 신고 증가···확산되는 2차 피해 ‘공포’

최근 국민·농협·롯데카드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늘고 있어 피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금융당국은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이란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해당 카드사 고객들은 개인정보가 유출됐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신고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최대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로 번지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워서다.

더욱이 이번 사고로 유출된 개인정보의 절반 이상은 카드사용내역과 연체내역 등 민감한 신용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고객들의 불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에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사들의 고객들이 보이스피싱, 대출강요 등에 관련된 문자와 전화를 받았다며 피해사례를 호소하는 제보가 급증하고 있다.

카드사에서 유출된 정보는 성명, 휴대전화번호, 직장명, 주소 등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카드사용 내역도 일부 포함돼 있어 카드 사용 패턴 등 사생활까지 노출돼 보이스피싱과 사기대출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금소연의 설명이다.

금소연은 이에 따라 피해사례를 취합해 사안에 따라서는 피해구제를 위한 공동소송 등 소비자 피해에 공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최근 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소유자인 회사원 조모씨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나서 금융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조씨는 롯데카드에서 120만원, 국민카드에서 18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아 농협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조씨의 사례가 카드사의 개인정보 대량유출에 따른 2차 피해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 3사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만 1억400만건인데 조씨 한 명의 피해자만 남기고 마무리될 리 없다”며 “2차 피해도 문제지만 정작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법률적인 소송을 통해서 보상을 받는다는 것도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이 개인정보가 불법으로 유출됐다는 사실과 피해액의 규모를 입증하기 어렵기에 소송을 통해 보상을 받는 것도 현실적을 무리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한편 검찰은 9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불법 수집된 원본파일과 1차 복사파일을 압수해 외부유출은 일단 차단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답변했다.

이를 두고 복수의 금융업계 관계자는 검찰의 ‘일단’이라는 표현을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지원 기자 pj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