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CEO신분 불구 정치적 행보···도덕적 비난 피할 수 없을 듯
출판기념회가 그동안 정계 진출을 모색해 온 박 사장의 정치적 행보로 비춰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 유력 새누리당 전북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철곤 사장은 지난해 12월 사의를 표명할 정도로 정계 진출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문제는 공기업 사장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박 사장이 이달 16일 출판기념회를 가진 것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에 따르면 박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현재까지 처리되지 않으면서 준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의표명은 처리되지 않았다”면서 “경영공백을 줄이기 위해 후임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현직 사장 신분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특히 “준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정치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경영 공백 등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도 “(사표)수리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박 사장은)출근해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전기안전공사에서 사장 공모를 진행 중이지만 후보자 면접, 검증 등의 절차가 거쳐 후임자가 임명되기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박 사장의 사장 신분은 늦어도 2월 중순까지 보장되는 셈이다.
박 사장이 공기업 사장 신분을 유지한 채 사실상 지방선거 출정식을 방불케하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고건·정운찬 전 국무총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국회 관계자는 “사표를 제출했다고 하지만 아직 수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준공무원 신분으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은 법적으로 따져볼 만한 문제다”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 역시 “선거법이나 공무원 윤리법에 저촉을 받지 않더라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공기업 사장직을 활용했다는 도덕적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공공연구소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조직원들이 좋게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켠에서는 박철곤 사장의 이런 행보를 낙하산 인사의 전형적 폐단 중 하나라고 꼬집고 있다.
그동안 선거철만 되면 임기 도중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한 낙하산 인사들의 사례가 빈번했다는 했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공기업 사장직을 유지하며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한 방지책으로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현직 상태에서 정치적 모습을 보이는 것을 제재할 수 있는 제도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공기업 CEO의 책임경영을 위해서 (공기업 사장직을 유지한채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는 행태를) 법으로 강력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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