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등은 해외에서김승연 한화 회장 등은 병원에서
대기업 총수들의 설 풍경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총수들이 국내외에서 올해 경영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구치소나 병원에서 우울한 명절을 보내든 총수들도 적지 않다.
◇해외에서=재계 1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에서 설 명절을 보내게 됐다. 지난달 27일 오랜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던 이 회장은 올 초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15일만인 지난 11일 다시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현재 하와이 또는 일본의 날씨가 따뜻한 지역에서 일본 내 경제계 지인들과 만나며 올해 글로벌 경기전망과 경제현안에 대해 논의하며 삼성의 경영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일본 내 지인들이 많기 때문에 연초에 만나 경제현안과 관련된 논의를 나눈다”며 “현재 날씨가 따뜻한 하와이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2년에 연말에 귀국해 2013년 연초의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연초 출국해 일본이나 날씨가 따뜻한 미국 하와이에서 머물렀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설 명절을 해외에서 보내며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수천억원대의 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조 회장은 지난 21일 암 진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0년 받았던 담낭암 수술 이후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돼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치료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대부분의 재계 총수들은 설 연휴 기간 동안 국내에서 머물려 가족과 함께 설 연휴를 보내거나 경영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동안 연휴 기간을 대부분을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왔는데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은 구정 대신 신정을 쇠기 때문에 이번 연휴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허창수 GS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도 대부분 자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한편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의 개인 일정은 알 수는 없지만 특별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휴식을 취하면서 새해 경영 구상을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병원에서=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병원에서 우울한 설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회장은 회사에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된 법정구속됐지만 당뇨와 우울증 등 건강 악화로 인해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설 연휴를 병원에서 보내게 됐다. 이 회장은 수천억원대 배임·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신장이식 수술을 위해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고 현재 치료 중이다.
◇감옥에서=감옥에서 설 명절을 보내는 최악의 대기업 총수들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31일 법정구속돼 1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특히 재계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2년 연속 설 명정을 구치소에서 보내는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도 올해 설 명절은 구치소에서 함께 보내야 하는 처지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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