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선사 거머쥐면서 창업이념 실천 계기 마련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알짜 계열사 바탕으로 부활 발판 만들 듯
6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이 오는 6월까지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 분할해 새로운 법인을 만들고 신설 법인에 한진해운의 자산과 상표권 사용 수익 등을 넘겨 조 회장에 이양하는 방식으로 한진해운 경영권에서 손을 뗄 전망이다.
조 회장의 품으로 돌아오는 신설 법인은 한진해운과 합병 절차를 거친 뒤 유상증자에 들어간다. 대한항공은 여기에 4000억원 규모의 돈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이후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의 자회사가 돼 완전히 한진그룹 지배 하의 계열사로 바뀐다.
이로써 한진그룹은 기존에 영위해오던 항공 운송(대한항공)와 육상 운송(㈜한진) 사업에 해상 운송(한진해운)이 더해지면서 육·해·공을 한꺼번에 접수하는 국내 유일의 물류 기업으로 발전하게 됐다. 조 회장과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천하를 모두 거머쥔 셈이 됐다.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자회사 편입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조 회장 개인으로는 아버지 정석 조중훈 창업주의 ‘수송보국’ 창업이념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기형적이던 출자 구조를 단순 획일화시키는 효과를 창출하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가의 장남으로서 명분을 찾게 됐다. 그룹의 뿌리이자 핵심 사업인 수송 사업을 전체 총괄하게 되면서 아버지의 꿈을 이룰 기회를 얻었다. 해운 사업을 품에 안으면서 완성되지 못했던 수송 사업의 퍼즐을 맞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진그룹은 육·해·공 수송 회사가 한 울타리로 돌아온 만큼 운송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지주회사 안에 소지주회사가 또 있는 기형적 구조를 벗어나 더 효율적이고 정상적인 체제에서 회사를 경영할 수 있게 됐다.
한진해운 입장에서도 이번 조치는 호재다. 해운업이 여전히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전망마저 어둡기 때문에 한진그룹으로 편입된 이후에도 한진해운 경영 실적이 단숨에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다만 유상증자 이후 대한항공을 별도 법인이 아닌 모(母)회사로 두기 때문에 이전보다 자금 지원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자금을 지원하려면 중간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유증 이후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
최은영 회장 개인에게는 또 다른 재기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이전에 비해서 가진 것이 대폭 줄어들겠지만 싸이버로지텍과 3자 물류회사 등 알짜 계열사를 여전히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부활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존속법인에 남는 대표적 계열사 싸이버로지텍은 선사 운영 시스템을 개발·관리하는 종합 IT 아웃소싱 서비스 회사다. 지난 2012년 말 기준 연간 매출액은 584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8억원 안팎 정도 된다. 특히 관련 업종에서 명망 있는 회사라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다.
아울러 자식 같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희생했다는 ‘모성애 경영’ 사례는 최 회장 개인에게 굉장한 플러스 효과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한진그룹 편입은 여러 측면에서 상호 간의 긍정적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며 “한진그룹은 창업 당시부터 글로벌 운송 전문 기업을 추구해 온 만큼 이번 한진해운 편입이 그룹 위상 발전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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