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통신 제치고 그룹 대표 계열사로 떠올라···“최태원의 선제 투자가 마중물”
오는 14일이면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지 만 2년이 된다. 주인 없는 회사의 설움에서 벗어난 SK하이닉스는 경영 안정화를 통해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비약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SK그룹에게도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정유·통신을 뛰어넘는 새로운 주력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 특히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통해 내수기업의 한계를 벗어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매출액 14조1650억원, 영업이익 3조3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룹 내에서도 최고의 실적이다. 모기업인 SK텔레콤의 영업이익(2조110억원)을 뛰어넘었으며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를 통해 6000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얻기도 했다.
SK그룹에 편입되기 이전의 실적과 비교하면 SK하이닉스의 성장세를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SK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인 2011년 SK하이닉스의 매출액 10조3960억원, 영업이익 369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최고 9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 같은 호실적 덕분에 시가총액도 15조9000억원에서 28조3015억원(12일 기준)에 이르며 국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산 규모도 17조2380억원에서 20조7970억원으로 21% 불었다.
SK하이닉스는 2년간 글로벌 반도체 업계 7위에서 4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메모리반도체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에 이은 2위다. 지난해 연말 SK하이닉스가 승진 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이유다. 그룹 신규 임원 승진자 141명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총 43명을 배출하는 등 그룹내 최고 인사폭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눈부신 성장 배경으로 SK그룹에 편입되면서 경영안정화를 이뤄낸 점을 첫 번째로 꼽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 인수 당시에 부정적 여론이 팽배했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과감한 결정을 내린 최태원 회장의 선구안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은 지난 2011년 2월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의 지분 21%(3조3750억원)을 확보함으로써 인수를 결정지었다. SK하이닉스 인수는 정유·통신 등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최 회장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반도체 업계 불황으로 SK하이닉스가 2273억원이라는 영업적자를 냈을 때만 해도 최 회장의 결정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흘러 나왔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투자액을 늘리며 성장 전략을 펼쳤다.
SK그룹 편입 2년을 맞는 SK하이닉스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와 함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설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14’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SK그룹에 편입되면서 들어 온 인수 자금이 마중물이 됐다”며 “반도체 사업은 기술력과 적기 투자가 모두 중요한데 마중물 자금이 들어왔고 적기에 투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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