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 빌딩 임대료 청구 소송··· 일부 승소

서태지. 사진=서태지컴퍼니

100억원대 빌딩부자로 알려진 가수 서태지씨가 최근 밀린 임대료를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강인철 부장판사)는 서씨가 변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국세청 기준시가 102억원 수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6층 빌딩을 보유한 서씨는 2011년 7월 병원을 운영하는 변씨에게 이 빌딩 2∼5층을 월세 3400만원, 관리비 942만원에 빌려줬다.

그러나 2012년 9월부터 매달 집세가 밀리면서 이듬해 2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변씨가 버티면서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변씨는 “월세를 내지 못한 것은 서씨 때문”이라며 맞섰다. 서씨가 건물 5층 일부분(약 40평)을 사무실에서 병원으로 변경해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병원 영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4층에 정형외과를 운영하던 변씨는 5층에 불임연구소와 함께 추가로 진료시설을 마련하려고 했다. 5층은 애초 사무실로 쓰였던 곳이어서 병원으로 운영하려면 용도 변경이 필요했다.

장애인편의증진보장법상 사무실을 병원으로 바꾸려면 건물 입구에 장애인 접근로를 설치해야 한다.

변씨는 이에 따라 장애인 접근로 설치를 요구했으나 서씨는 “장애인 접근로가 건물 미관을 해치고 1층 임대에 방해된다”며 공사를 거절, 5층을 병원으로 사용하지 못해 생긴 영업 손실을 서씨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서씨의 손을 들어줬다. 변씨에게 건물을 비워주고 밀린 임대료 3억2800만원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변씨가 계약 해지 후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건물을 점유·사용한 악의의 수익자”라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서씨도 임차인의 병원 운영에 성실하게 협조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서씨가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변씨가 5층 일부를 사용하지 못한 점을 인정, 임대료를 9% 감액했다.

한편, 서씨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딩과 종로구 묘동 빌딩 등 총 160억4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규 기자 s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