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우는 남자’는 8866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6위 누적 관객 수 54만 3437명을 끌어 모았다. ‘하이힐’은 같은 날 8위로 6497명에 누적 관객 수 27만 9295명이다. 두 작품 모두 상당한 기대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충격’을 넘어 ‘망연자실’할 수준이다.
지난 4일 개봉 당시 ‘우는 남자’는 12만 1984명, ‘하이힐’은 4만 7664명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 막강한 경쟁작들이 있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같은 날 개봉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37만 7214명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극장가를 싹쓸이했다.
‘우는 남자’는 장동건-김민희란 걸출한 티켓파워 ‘투톱’에 ‘아저씨’를 만든 이정범 감독의 차기작이란 점이 흥행 포인트였다. 내용 역시 국내 영화에선 생소한 총기액션으로 가득했다. 완성도 면에서도 흠잡을 곳 없었다. 하지만 ‘우는 남자’는 바로 이 지점이 약점이 됐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저씨’의 센세이션한 파괴력보단 할리우드의 액션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면서 “‘아저씨’란 반복된 타이틀이 ‘우는 남자’의 재미를 덮어 버리는 효과가 됐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선 ‘아저씨’와 비교해 떨어지는 인물간의 개연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액션의 볼거리에 치중하다보니 인물들의 연결점이 다소 밋밋하게 보여지는 효과가 두드러진 것이다. 결국 국내 영화 시장의 흥행 공식인 ‘스케일보단 개연성’이란 점이 ‘우는 남자’에도 적용됐단 얘기다.
‘하이힐’의 경우는 ‘느와르’란 장르와 맞지 않게 ‘트랜스젠더’란 파격적인 소재를 끌어 들인 점이 독으로 작용됐다. 더욱이 이 점이 ‘하이힐’의 경쟁력이었지만 오히려 철저히 숨긴 채 마케팅 포인트를 잡아 실패했단 분석이다. 느와르의 경우 남성 관객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하지만 ‘성적 소수자’를 영화의 주된 소재로 끌어 들이다 보니 ‘느와르’에 걸맞지 않게 여성성이 강조됐다. 결국 장르적 정체성이 불분명해 지면서 약점이 두드러진 것이다. 실제 온라인이나 SNS에는 ‘하이힐’에 대한 감상평으로 ‘이런 영화인지 몰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반면 12일 개봉한 ‘황제를 위하여’의 경우 전야 개봉과 정식 개봉을 포함해 9만여명을 동원하며 두 작품에 비해 관객 동원력은 떨어지지만 ‘느와르’란 장르적 특성에는 충실했다는 평이 많다.
‘황제를 위하여’의 흥행이 충무로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우는 남자’와 ‘하이힐’의 패착 원인을 증명해 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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