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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돌’ 전성시대, 연기력 논란 사라진다

‘연기돌’ 전성시대, 연기력 논란 사라진다

등록 2014.06.23 09:00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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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이튠캠프사진=제이튠캠프


지금은 바야흐로 ‘연기돌’ 전성시대다. 언제부터인가 연예계는 가수와 배우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한 가지만 잘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곳이 됐다. 이런 가운데 아이돌 가수들은 뮤지컬은 물론 드라마와 영화 등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의 활동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지상파 방송3사는 물론 케이블채널 드라마에서도 연기돌들의 활약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또 과거 연기력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던 이들이 이제 연기력 논란도 말끔히 없애며 호평을 받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연기돌’은 케이블 채널 tvN ‘갑동이’에서 싸이코패스 류태오 역을 맡아 열연한 그룹 엠블랙 멤버 이준이다. 이준은 천진난만한 웃음 뒤에 섬뜩한 속내를 드러내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앞서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는 아이돌로써 도전하기 쉽지 않은 과감한 베드씬을 선보여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사진=MBC사진=MBC


그룹 JYJ 김재중 역시 MBC ‘트라이앵글’에서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양아치 허영달 역을 맡으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그동안 종사관이나 본부장 등 반듯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소화해온 김재중은 알몸으로 시내를 질주하고 도박판에 빠져 지내는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같은 그룹의 멤버인 박유천 역시 연기돌로 우뚝 섰다. 박유천은 ‘성균관 스캔들’의 성공을 발판 삼아 ‘미스 리플리’ ‘옥탑방 왕세자’ ‘보고싶다’에 이어 최근에 종영된 SBS ‘쓰리데이즈’까지 몇 편의 드라마에서 선 굵은 연기로 주연을 도맡아 왔다. 작품의 힘과 함께 기존에 형성해놓은 팬덤의 영향을 받으며 드라마 제작사가 선호하는 연기돌로 자리매김했다.

아역부터 천천히 연기영역을 넓히고 있는 연기돌도 있다. 제국의 아이들 멤버 임시완은 연기돌 타이틀을 뛰어넘고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 중이다. 영화 ‘변호인’으로 1000만 영화의 주인공이 된 임시완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의 아역으로 나와 인상 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변호인’에서는 조연이지만 핵심적인 인물의 캐릭터를 맡아 열연해 그의 진가를 드러냈다.

사진=MBC사진=MBC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는 tvN ‘응답하라 1997’에서 평소 청순한 이미지와는 다른 왈가닥 부산 소녀 캐릭터를 맛깔나게 연기해 주목을 받았다. 시크릿의 한선화와 B1A4의 바로는 SBS ‘신의 선물’에서 사기전과가 있는 꽃뱀 캐릭터 역할과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캐릭터로 개성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에 들었다. 또 2PM 옥택연은 KBS2 ‘참 좋은 시절’에서 사고뭉치 쌍둥이 아빠로 분해 아이돌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새로운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여러 세대로부터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이 밖에도 씨스타 보라는 SBS ‘닥터 이방인’, 쥬얼리 예원과 2AM 임슬옹은 MBC ‘호텔킹’, 비투비 이민혁은 MBC ‘개과천선’에서 임팩트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 됐으며 빅뱅 승리는 SBS ‘엔젤아이즈’에 출연해 연기 내공을 쌓았다.

또 OCN ‘처용’에 이어 KBS1 새 일일연속극 ‘고양이는 있다’에 출연하게 된 시크릿 멤버 전효성은 자신의 앨범 발매 쇼케이스 자리에서 그간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전효성은 “주변의 지적은 내가 당연히 짊어져야 하는 숙제다. 내게도 그런 말이 나올 것을 알고 있다”며 “연기레슨을 꾸준히 받고 있고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며 연기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최근 연기돌 들이 드라마 및 영화 작품의 주요 캐릭터를 차지하고 연기력으로 두각을 보이는데는 드라마 시장의 변화가 한몫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하더라도 아이돌의 캐스팅은 화제성이나 시청률 등 인기를 고려하는 캐스팅에 그쳤지만 K-POP의 세계적인 인기로 인한 해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부가수익 창출을 위해 방송가에서는 아이돌을 잡기 위한 캐스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상업적 흥행요소와 더불어 연기력까지 갖추고 있는 아이돌을 캐스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돼 버렸다. 과거와 달리 연기력 논란도 사라진지 오래이며 이전과 달리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배우들도 역시 연기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촬영현장에서도 ‘아이돌’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내세우지 않고 작품과 배우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연기를 즐기고 있다.

한 중견배우는 연기돌들의 활약에 대해 “예전에는 요즘같이 준비된 배우나 가수들이 아니었고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요즘엔 그때랑 비교가 안 된다”며 “연기력은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자기 개발을 위해 시도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대신 목숨 걸고 해야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아름 기자 beau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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