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오리온이 허인철 부회장을 영입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회사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대표에서 물러난지 불과 6개월만에 오리온으로 새롭게 둥지를 틀기 때문이다.
허 전 대표는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후 1997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겨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사장 등을 역임했다.
신세계그룹의 재무통으로 2011년 신세계를 백화점업을 하는 신세계와 대형마트업을 하는 이마트로 분할하는 등 지금의 지배구조로 재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가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질타받고 정용진 부회장이 국감장에 불려가는 사태를 초래하며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후 연말 정기임원인사에서 허 전 대표 단독 대표체제로 운영되던 이마트가 영업부분과 경영부분으로 나뉘며 영업부문 대표만 맡게 됐다.
권한이 대폭 축소된 허 전 대표의 인사를 두고 당시 사실상 질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이어졌으며 거취를 둘러싼 무수한 관측들이 제기됐다.
허 전 대표는 1월 말 사표를 제출했으며 상근고문직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업계 1위 이마트를 일궈낸 능력을 인정받아 오리온측의 영입 제안으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허 전 대표의 구체적인 업무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담철곤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강원기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그룹 업무 총괄을 두루 살피며 지배구조 재편 등의 업무를 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담 회장 부부일가의 높은 보수와 배당 등으로 홍역을 치른바 있는 오리온으로서는 ‘재무통’으로 평판 높은 허 전 대표를 영입해 논란을 잠식시키고 투명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특히 담 회장에 이어 이화경 부회장과 같은 직급으로 영입돼 그룹 내 비중있는 업무를 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은 지난해 매출액 7921억원, 영업이익은 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 23.3% 하락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허 전 대표의 영입이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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