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씬한 각선미를 뽐내는 걸그룹 사이에 눈에 띄는 작고 아담한 걸그룹이 있다. 지난 2012년 첫 번째 싱글앨범 ‘TINY-G’를 내고 데뷔한 타이니지가 그 주인공이다.
평균 키 152cm, 작은 체구 덕분인지 첫 인상은 귀여웠지만 또 당차고 당돌한 매력이 넘쳤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N ‘응답하라 1994’에서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사랑을 받았던 ‘조윤진’역을 맡은 ‘도희’가 소속 돼 있는 그룹이다. 이들은 본업으로 다시 돌아온 도희와 함께 약 9개월만에 새 싱글앨범 ‘ICE BABY’를 들고 컴백했다.
“우리 멤버 모두 마음이 같았고 기대를 많이 했던 앨범이라 데뷔 때보다 더 설레이는 것 같아요.”(제이민) “저는 파트가 많아져서 너무 좋아요!”(민트)
“저희가 예전에 비해서 인지도도 올라갔고 저 개인적으로는 연예계에 아는 선배님들이 많이 생겨 앨범 언제나오는지 먼저 물어봐주시고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 좋게 준비했어요. 노래도 너무 좋고 콘셉트도 마음에 들어 즐겁게 준비했고 재미있게 활동 하고 있어요.(웃음)”(도희)
이번 네 번째 타이틀곡 ‘ICE BABY’는 시간이 지날수록 식어가는 남자의 마음을 재미있게 표현한 곡이다. 연애와 이별을 경험한 여성들은 한번쯤은 겪어봤을 법 한 공감 가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얼마전 조정치, 장동민 선배님들이 진행하시는 라디오에 나갔었는데 장동민 선배님께서 우리 곡 가사를 보더니 ‘여자가 너무 닦달하는 것 아니냐’라고 하셨어요.(웃음) 여성분들은 공감하시는데...그걸 보니 남자와 여자는 참 다르다고 느꼈어요.”(도희)
“저같은 경우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적은 없고 짝사랑만 해봤는데 좋아하는 경험이 있어서였는지 여자로써도 너무 공감되는 것 같아요.”(제이민)
아직은 앳된 소녀들 같지만 올해로 세명 모두 스물한살, 어엿한 숙녀들이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연애경험이 없다는 이들에게 변심하는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의 감정을 표현해내기는 쉽지 않았을 일이다.
“주변에서 그러시더라고요. 남자들은 처음에 사랑이 불타오르고 나중에는 식어버린다고요. 주변에서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제게도 그런 상황이 온다면 너무 슬플 것 같아요.”(제이민)
“저희가 아직 나이도 어리고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해서 우리만의 해석으로 무대를 준비했어요. 처음 노래 녹음할 때 감정 잡는데 오래걸리더라고요. 사랑 감정에 대해 저는 아직 자신이 없거든요. 연기의 경우 말을 직접적으로 하기도 하고 바로 앞에 상대가 있어 이입 하기 편한데 노래의 경우 상상을 해야 하니 쉽지 않더라고요. 연기나 노래를 잘 하려면 연애도 많이 해봐야 하나봐요.(웃음)”(도희)
타이니지는 이번 앨범 활동 시작 전 막내인 명지가 연기자 전향을 선언하며 탈퇴해 4인조에서 3인조로 재편 됐다. 오랜 기간 함께 해온 멤버의 이탈에 허전함과 아쉬움도 컸다.
“명지가 유일한 막내였죠. 그래서 처음 탈퇴하고 세명이 활동하는데 분위기가 뭔가 달라서 아쉽더라고요. 지금은 저희 셋이 잘 맞고 명지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더욱 으쌰으쌰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명지와는 여전히 단체 메신저 통해서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어요.”(제이민)
작은 체구 때문인지 다른 걸그룹 사이에서 무얼해도 ‘귀엽다’는 평가만 뒤따르는 이들이다. 귀여운 콘셉트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없느냐는 질문에 멤버들 모두 “전혀 불만 없다”고 입을 모았다. 도희는 “우리에게는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칫 컴플렉스가 될 수 있는 작은 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제이민은 “내가 팀에서 제일 크다. 155cm다”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타이니지도 처음 연습생 시절에는 키 작은 콘셉트의 그룹으로 뭉쳐진 건 아니었다. “제가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는데 키 작은 그룹을 만든다고 해 나머지 멤버를 뽑는 오디션에서 붙었고 타이니지에 합류하게 됐죠.”(도희)
“연습생 시절에는 대표님께서 저희를 작은 키 그룹으로 키울 생각이 없으셨어요. 그때가 막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라 더 키가 클것이라고 생각하셨나봐요.(웃음) 하지만 기대와 달리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아 아예 키 작은 콘셉트로 가자고 하시더라고요.(웃음)”(제이민)
타이니지 이번 신곡 ‘ICE BABY’ 뮤직비디오에는 ‘접속 2014’에 출연했던 신인 남자배우 윤채성이 출연해 멤버들의 남자친구 역할을 소화했다. 연애도 해본 적 없는 숙녀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윤채성씨가 저희 멤버들 남친 역할을 돌아가면서 하셨죠. 그래서 옷도 계속 갈아입는 고생도 하셨어요. 저희랑 굉장히 잘 맞았어요.”(도희)
“뮤직비디오 촬영 때 처음으로 감정 연기를 했어요. 제가 낯가림이 심한데 감독님께서 유독 제게 스킨십을 시키시더라고요. 그래서 쑥스러운 표정을 많이 지었는데 신기하게 뮤직비디오에서는 티가 안 나더라고요.(웃음)”(제이민)
이때 태국인 멤버 민트가 살짝 격앙된 목소리로 말한다.
“저는 처음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 남자없이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왜 저는 없냐고 감독님께 항의(?) 했었죠.(웃음) 그래서 뮤직비디오에서 함께 춤추는 장면이 추가됐어요. 하지만 만지는(?) 장면은 없더라고요.(하하하)”(민트)
인터뷰 내내 조용하기만 하던 민트가 이성 이야기가 나오니까 신기할 만큼 활발해진다. 이상형을 묻자 민트는 “빅뱅의 태양 선배님이요!”라고 흥분하며 소녀팬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같은 시기에 활동하게 돼 기쁘다고 말하며 웃었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한 이후 멤버 도희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활동과 인기를 끌었다. 같은 또래의 멤버들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한 것에 부러움이나 질투를 느꼈을지 모를일이다. 그래서 솔직하게 물어봤다.
“부러운 마음이 없진 않았죠. 질투가 나지 않았냐는 질문 많이 받았어요.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죠. 하지만 저희는 도희가 잘 돼서 팀 인지도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고마웠어요. 오히려 이 힘을 받아서 잘 돼야한다는 부담감이 커졌죠. 민트와 저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더 생긴 것 같아요.”(제이민)
나이는 어리지만 팀이 잘 돼야 모든 게 잘 되는거라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데뷔 3년차 신인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지만 팀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큼은 작지 않다. “타이니지는 많은 분들이 알아 가시는 단계인 것 같아요. 앞으로 ‘타이니지’ 하면 모두 다 알고 계실 정도의 그룹이 되고 싶어요. ‘저 친구들 실력있더라’ 이런 소리도 듣고 싶고..인정받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각자의 목표는 그 후의 문제인 것 같아요.”(제이민)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타이니지가 되는 게 목표예요. 가깝게는 미니앨범, 그리고 정규앨범까지도 내고 싶고요. 또 저는 연기 할 때는 연기자 도희, 가수 활동할 때는 가수 도희로, 매 순간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도희)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작은 거인’이라는 뜻을 가진 타이니지가 ‘작은 고추가 맵다’는 그 옛날 속담처럼, 자신들만의 색깔로 ‘반짝’스타가 아닌 롱런할 수 있는 ‘대기만성’ 아이돌 그룹이 되길 가슴 깊이 응원한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
김아름 기자 beau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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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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