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Mnet ‘슈퍼스타K5’ 우승자 박재정이 방송 후 8개월 만에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박재정은 지난달 17일 정오 발매한 타이틀곡 ‘얼음땡’으로 가요계에 서서히 이름을 알리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바쁜 스케줄로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재정을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스무살 청년답게 당돌하고 솔직한 매력과 발랄함은 물론, 또 진중하면서도 솔직한 모습이 인상 깊었다.
“분명 어렸을 때 생각했던 스무살의 꿈은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달려가는 게 꿈이였을 거예요. 그 꿈에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잘 해야 할 것 같고, 빨리와서 좋긴한데 또 빨리 온 만큼 유지하고 싶어요”
역대 시즌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슈퍼스타K5’ 우승자로 뽑힌 박재정은 당시를 회상했다. 우승자로 호명 됐을 때는 실감하지 못했다고. “그 당시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그래서 말을 좀 어눌하게 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점이 아쉬워요.(웃음)”
박재정에게 치열한 경쟁자들 속에 우승할 수 있었던 본인만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죠. 오디션 무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그게 제가 우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생각해요.(웃음)”
데뷔 앨범 ‘스텝1(STEP1)’처럼 가수로서 첫 발걸음을 내디딘 박재정의 타이틀곡 ‘얼음땡’은 여름을 공략한 시즌송으로 리듬감 있는 레트로 팝 장르의 곡이다. 특히 대세 래퍼인 빈지노가 피처링을 맡아 화제가 됐다. 박재정은 색다른 음악과 이미지로 ‘슈퍼스타K’의 지난 시즌 우승자들과는 또 다른 행보를 걷고 있었다.
“굉장히 공들여 만들었어요. 주변에서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보셨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예전부터 좋았고 지금도 좋아요. 처음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당시에는 당황했지만 지금은 프로답게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대중적인 가수가 되고 싶어요. 많은 분들과 쉽게 접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프로답게 성장했다고 말하는 그에게 스무살의 당돌함과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이것이 박재정의 매력이다.
데뷔 앨범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인영 선배님이 디렉팅 봐주신 비주얼 부분”이라고 답했다. 음악외적인 부분 역시 정성을 다했다는 의미다.
“데뷔 앨범은 지금의 저를 보여드릴 수 있는, 지금의 박재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앨범이예요. ‘슈퍼스타K’의 박재정은 예전 노래를 (무대에서)조금은 어둡게 불렀던 사람이라면 데뷔 앨범은 원래 제 모습인 활기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주변분들은 제가 가끔 스무살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해요. 그 말은 저에 대해서 어필이 안됐다는 거죠. 그래서 데뷔곡은 ‘레트로 팝’이지만 스무살 다운 것들을 어필 할 수 있는 앨범이예요. 수트도 고전적 느낌에 체크라던가 핑크와 같은 젊은 색을 입혔죠”
박재정의 데뷔 앨범에는 제작·비주얼 디렉팅을 맡은 선배 서인영의 손길이 여기저기 묻어나있다. 자칫 지나치게 성숙해 보일 수 있었던 스무살의 청년에게 새로운 감각을 입히며 박재정 그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더욱 살렸다. 자신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서준 선배 서인영과 대세 래퍼 빈지노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서인영 선배님은 처음에 정말 무서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겪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특히 선배님께서는 유경험자기 때문에 안무 연습을 할 때라던가 촬영할 때 디테일 한 부분 까지 조언해주세요. 모든 걸 꼼꼼히 봐주셨죠. 빈지노 선배님은 처음 ‘얼음땡’ 가이드 안에 랩 파트가 있었는데 ‘얼음땡’ 앨범 원작자이자 작곡가인 서언진 작곡가님의 팀이 빈지노 선배님께 피처링 제안을 해주셨더라고요. 그리고 빈지노 선배님이 피처링 해주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2시간 40분 동안 말을 못했어요. 진짜 우승과 맞먹는 기분이였어요. 인터넷으로만 보던 아티스트가 아닌 실제로 함께 작업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에 설렜죠. 너무 좋았어요.”
박재정은 국내 최고의 프로듀서인 윤종신을 롤모델로 삼고 지금의 꿈을 키워왔단다. 음악적인 부분은 물론, 그의 연예계 활동도 닮고 싶다고.
“윤종신 선배님은 예능에서도 원만하게 활동하시고 프로듀싱이랑 작곡에서도 완벽하시잖아요. 앨범을 들어봐도 후크송부터 슬픈 발라드까지, 정말 무궁무진한 분이신 것 같아요. 제게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음악적인 부분은 물론 정말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이세요. 저도 꼭 윤종신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
올해 나이로 스무살. 아직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다. 음악장르는 물론 도전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꿈도 야무지다.
“재즈음악을 죽기전에 해보고 싶어요.(웃음) 저는 음악을 하면서 클래식함을 잃고 싶지 않아요. 모든 음악에는 클래식이 들어가 있죠. 그 매력은 절대 벗고 싶지 않아요. 아! 연애도 꼭 해보고 싶어요. 연애는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물론 너무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연애도 해보고 싶어요.(웃음)”
아직은 스무살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단다. 곧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 복학할 예정이다.
음악이 좋았고 그 음악을 위해 한없이 달려왔다. 그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일까.
“기대돼요. 언제 어떤 장르를 또 좋아하게 될지 모르잖아요. 음악이 너무 좋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또 색다른 걸로 튈지 모르겠지만 있어줘서 고마운 존재? 그리고 살아가는데 가장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음악이랑 결혼했어요’는 아니에요.(하하하)”
이미 프로가 된 듯 했다. ‘진짜 가수’가 꿈이었고 그 꿈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러다 ‘슈퍼스타K’를 만났고 또 운 좋게(?) 우승자가 됐다. 그가 꿈꾸고 바라는 ‘가수’ 박재정은 어떤 모습일까. 또 한 인간으로서의 박재정은 어떤 목표가 있을까.
“가수로서의 박재정은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이 ‘나 박재정 알아! 그 노래 좋던데?’ 혹은 ‘그 노래 별로야’ 이런 두가지의 말을 죽을 때까지 들을 수 있게 나를 알아봐줬으면 좋겠어요. 그 자체가 제가 죽기 전까지도 음악을 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인간 박재정은 인생에 친구인 가족을 만들고 싶어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어요. 사주를 봤었는데 사주에서는 늦게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정말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서로 기대고 아무리 엉뚱해도 가족은 이해할 수 있고 그 어떤 것도 이해하고 공유하는, 그런 것 있잖아요. 저희 부모님도 아직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절대 눈치 보지 않고 인생을 후회 없이 사세요. 제가 그걸 보고 배웠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스무살인 것 같지 않다고 말하던 박재정의 말이 인터뷰가 끝나갈 때 쯤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음악에 대한 고집과 열정을 잃지 않는 모습은 스무 해 그 이상을 살아온 듯 했다.
“앞으로도 박재정을 기대해주세요. 팬 여러분들께서 일상 생활 열심히 하시면서 또 어느 순간 저 박재정이 나왔을 때 제 음악을 듣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근검·성실하고 알차고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꾸준한 박재정을 기억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진짜 가수’ 박재정, 그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사진=CJ E&M 제공)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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