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도현이 거친 록 보컬리스트를 벗어던지고 감성 보컬리스트로 컴백했다. 온전히 윤도현만을 담은 솔로 앨범 ‘노래하는 윤도현’으로 돌아온 것.
윤도현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5년만의 솔로 미니앨범 ‘노래하는 윤도현’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컴백을 알렸다.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는 평소 윤도현과 절친으로 알려진 방송인 김제동이 MC를 맡아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김제동은 특유의 유쾌한 말솜씨와 화려한 입담으로 기자간담회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먼저 이번 미니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빗소리’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 됐다. ‘빗소리’ 뮤직비디오는 송원영 감독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영상 미학과 2014 해외 컬렉션을 휩쓴 톱모델 김태환의 연기가 돋보였다.
이어 타이틀곡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 뮤직비디오가 방영됐다.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은 윤도현이 직접 출연한 로드 무비 형태로 흘러나오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보컬의 목소리로 쓸쓸한 곡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하며 여배우 황승언의 고혹적인 모습이 뮤직비디오 전체를 압도했다.
뮤직비디오가 끝난 뒤 윤도현은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무대위에 올라 YB밴드 멤버 허준과 함께 ‘빗소리’와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을 함께 했으며 ‘가을 우체국 앞에서’는 윤도현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열창해 감동을 선사했다.
첫 번째로 열창한 타이틀곡 ‘빗소리’는 윤도현이라는 보컬리스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인상적인 포크록 스타일의 곡으로 밴드 ‘옥상달빛’이 코러스로 참여해 순수하고 맑은 멜로디의 느낌을 주는 곡이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두 번째 타이틀곡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을 선보였다. 이 곡은 윤도현의 목소리 중 가장 매력적인 톤을 최대한 살린 곡으로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가 선명하기에 슬픈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며 이별후의 공허함이 잘 표현된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마지막으로 1995년 발매된 윤도현의 데뷔 음반 수록곡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리메이크해 열창했다. 오로지 윤도횬의 목소리로 좋은 곡과 좋은 목소리를 최대한 살려 이 계절 가을과 딱 맞는 노래로 쓸쓸함이 묻어난다.
무대를 마친 윤도현은 관객석을 가득채운 취재진을 향해 “처음에 의자가 많이 깔려 있을 때 관객분들이 오시는 줄 알았는데 많은 취재진 분들이 오셔서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윤도현은 5년만의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어제 잠을 못잤다. 다행히 목상태는 나쁘지 않다”며 “최근에 솔로 앨범 곡을 라이브로 연습을 많이 해서 목이 쉬었는데 지금은 괜찮다. 앨범이 나오니까 긴장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거기다 솔로 앨범이기 때문에 더 긴장 됐다”고 밝혔다.
윤도현은 YB밴드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다른 솔로 보컬리스트로서의 스펙트럼을 넓게 보여주기 위해 이번 솔로 프로젝트앨범을 발매하게 됐다. 그는 “내 안의 다양한 감성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YB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음악을 하고 싶었다”며 솔로 미니앨범 발매 이유를 전했다.
이번 윤도현의 솔로 미니앨범 타이틀은 ‘노래하는 윤도현’이다. 그 어떤 말보다 윤도현에게 어울리는 ‘노래하는’이라는 이 수식어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쓰고 있는 윤도현의 싸인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문구로 ‘노래하는 윤도현’이라는 일곱 글자를 타이틀로 한만큼 어떤 앨범보다도 윤도현을 온전히 담아낸 앨범이다.
윤도현은 “최초로 누군가 내게 싸인을 요청했을 때 고민하다가 만든 싸인이 ‘노래하는 윤도현’이었다. 그때는 싸인도 좀 더 멋지게 하고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까 ‘노래하는’ 윤도현 만큼 어울리는게 없더라”며 “이번에 솔로 앨범이고 자켓도 내 사진인데 이런적도 처음이다. 윤도현에 집중하는 앨범이고 싶었다. 공연 타이틀도 생각했을 때 ‘노래하는 윤도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공연도 혼자하는데 김광석 형처럼 노래 하는게 소원이었다”며 앨범명을 결정한 이유도 덧붙였다.
윤도현은 처음 포크록 가수로 데뷔했다. 그러다 록밴드 활동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렸고 최근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듯 포크 장르를 시작했다.
윤도현은 “사실 처음 음악을 시작한건 헤비메탈에 빠졌던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웃긴 대답일수도 있는데 밴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보니 혼자 통기타를 치면서 음악을 시작했고 그러다 포크팀에 들어가 포크 음악에 매료됐다”며 “1집은 포크록 감성이 가미된 음반이었다. 하지만 늘 꿈꿨던 것은 밴드였고 현재 밴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곡을 쓸 때는 어쿠스틱 기타나 피아노로 곡을 쓰고 있다. 그런것들이 쌓이면서 그 안에 포크 음악과 록 음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내추럴하고 가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힘도 있어서 이번 기회에 포크록을 하게 됐다”며 포크록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데뷔 후 약 20여년의 시간이 흐른 윤도현에게는 이전과 다른 변화된 감성이 물씬 묻어 있다. 곡을 들을때도 그랬고 그가 어떤 말을 내뱉을 때 역시 그랬다.
그는 “변하려고 변하는게 아니라 변해가게 된것같다. 젊었을 때보다 변했고 어렸을 때 목소리보다 이제는 더 허스키해지기도 했다”면서도 “표현력이 풍부해진것도 있는 것 같다. 그런것들은 저절로 변한다. 변화를 꿈꾸는 건 아니고 변한 것이 싫지도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0년후 20년 후에도 또 다른 모습일 것 같다. 그 모습도 기대가 된다.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변화되어 가는 것 같다”며 20여년의 가수 활동에 대한 자신의 소회도 담담히 전해 앞으로의 윤도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편 윤도현은 오는 10월 2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진행될 첫 단독콘서트 ‘노래하는 윤도현’에서 전곡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데뷔 이후 혼자서 무대에 온르는 첫 콘서트인 이번 공연을 위해 윤도현은 각종 방송 홍보 활동을 최소화 하고 오롯이 공연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2014년 윤도현이 들려주는 최고의 감성으로 가을밤은 물들어 갈 것이다. [사진=디컴퍼니 제공]
김아름 기자 beau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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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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