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그 덕에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용이하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단 하루 만에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면허를 딸 수 있는 나라’라는 특이점을 감안해 운전면허 취득 과정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웃나라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호전되면서 우리의 운전면허 취득 과정은 중국인들의 관광코스로 쏠쏠하게 활용되고 있다. 중국은 운전면허 취득할 때 가격이 비싼데다 과정도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오면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자국에서 필기시험만 보면 된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생각해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운전면허제도를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필자로서는 현존하는 운전면허제도에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왜 우리의 운전면허제도가 이 모양이 됐을까?
다른 선진국을 보라. 운전면허는 도로 상에 다니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살인면허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교통사고나 사망자수가 가장 많은 후진 교통국가다. 당연히 운전자의 책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도로 상에서 상식 이하의 운전을 하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운전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하루에 몇 번씩 사고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느낌이다. 운전부터 주차, 자동차 상식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선진국은 더욱 운전면허 취득을 강화하는 추세다. 비용은 물론이고 정식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비용은 수백만원도 소요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운전면허는 교습을 단 13시간만 받아도 되고 비용은 45만원 정도만 들이면 말끔한 면허증이 나온다.
문제는 ‘초고속 면허 취득자’가 양산되면서 대형 교통사고의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것이다. 나중에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그때만 흉내 내는 관행은 이제는 없애고 근본부터 바꾸지 않으면 선진국은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운전면허는 최근 정부에서 강조한 규제 완화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운전면허 등 교통관련 제도는 강화돼야 국민의 안전이 향상되는 만큼 더욱 선진형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지경에 와 있는 운전면허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대규모의 후유증을 우리가 감내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 때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이 또다시 제도를 탓하면서 난리법석을 떨 것이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미련한 사례를 후대에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운전면허 제도에 대한 강화와 선진화를 몇 번을 강조하고 주장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다시 한 번 우리의 운전면허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 경찰청의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바란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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