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음악적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정규 2집을 발매하고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로이킴을 충무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천상 뮤지션 로이킴. 앨범에 고스란히 녹아든 그의 ‘음악’
활기 넘치고 발랄한 모습이었다. 앉자마자 앨범 소개보다 쫑알쫑알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종일관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이내 뮤지션 로이킴으로 돌아왔다.
“새 앨범에 대한 반응이 어떨지 너무 기대돼요. 특히 많은 분들과 함께해서 더욱 그렇고요”
특유의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이번에는 욕심을 내려놨어요. 그러다보니 정말 사운드가 잘 빠졌고, 잘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만 가지고 활동하려고 해요. 그 이후의 일들은 잘되면 ‘대박’이고 안되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죠, 의식적으로 내려놨어요. 모든 기대치를 낮췄죠. 차트에서의 좋은 성적 여부가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잖아요”
겸손한 마음을 가졌다가도 사운드 만족도에서 “120점. 기대 이상이다”라고 화답하며 애착을 드러내는 천상 뮤지션이었다.
타이틀곡 ‘Home’을 미리 들어봤다. 가을에 어울리는 어쿠스틱 사운드에 시적인 가사가 가미 됐다. 딱 들어도 ‘로이킴’이라는 느낌을 느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식상하지 않는 닮은 듯 다른, 심혈을 기울이고 고민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 곡이었다.
올해로 겨우 22세 청년. 그 또래들에게서 웬만큼 나오기 어려운 서정적인 가사는 어떻게 쓸 수 있었을까.
“저는 사소한 일에도 이유나 의미를 찾으려고 해요. 그래서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죠. 하지만 거기에서도 배우는 것들이 있고 다음에는 이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려고 합니다. 그 생각에 늪에 빠지는 것 가아요. 스트레스는 받지만 안 받는척 하죠.”
최근에 받고 있는 스트레스는 무엇이냐고 묻자 로이킴은 “새 앨범 준비로 잠을 많이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정규 2집에 쏟은 열정과 애정을 짐작케 하는 대답이었다.
“1집보다 2집이 중요하다 생각했고 1집 때 생각했던 것 보다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번 2집은 성공 여부를 떠나서 음악적으로 1집보다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더 많은 시간을 썼어요. 악기 사운드에도 신경쎴고 1집때는 서둘렀지만 이번에는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만들었고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앨범이고 작업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보냈어요”
◇‘힐링’에 중점, 모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로이킴은 이번 2집 앨범에서 위로에 중점을 뒀다. 이 앨범을 작업하면서 스스로 위로 받고 또 그런 감정들이 듣는 사람들에게 위로룰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곡을 써 내려 갔다고.
“보컬보다 악기 사운드에 더 신경을 쓴 것 같아요. 1집 때는 목소리 톤만 신경 썼다면 2집 때는 정지찬 프로듀서님이 하시던 역할을 같이 하게 됐어요. 악기의 세세한 차이들도 들으면서 배웠죠. 이번에는 흠이 없는 앨범과 사운드를 만드려고 정말 노력했어요. 그 흠도 멋이 될 수 있게 노력했어요”
뮤지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만든 앨범에 대한 애착과 자신감이다. 자만감이 아닌 자신감으로 까다로운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 한다. 로이킴은 그런 부분에서 빛을 발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있는 힘껏 쏟아 부었다.
뮤지션으로써의 로이킴은 이제 인정받았다. 이제 조금씩 대중들과 호흡하기 위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달란트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2 ‘1박 2일’ 정준영의 ‘쩔친’으로 특별 출연하는가 하면 tvN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출근’에 고정으로 출연하며 숨겨진 예능감을 뽐내기도 했다. 예능프로그램 출연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 ‘엄친아’가 아닌 허당끼 가득한 평범한 청년
“예능 재밌어요. 하면서도 재밌어 해요. ‘1박 2일’은 진짜 배신감을 느꼈죠. 당시 스트링을 밤새 녹음하고 아침 7시에 집에 들어왔는데 30분도 안돼서 (정)준영이 형에게 전화가 왔어요. 그런데 회사만 미리 알고 있고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거든요. 회사에는 미리 이야기해서 스케줄도 조정했고..(한숨) 선글라스는 끼고 있었는데 정말 거지가 따로 없었어요.(웃음) 갔더니 조인성 형님이 계셨는데 순식간에 오징어가 되더라고요. 하하하. 저는 집에서 자다가 일어난 채 나갔어요. 바지도 안입고 있었는데.. 나갔더니 실미도를 간다고 해서 정말 황당했어요”
무방비 상태에서 그의 절친 정준영의 손에 이끌려 ‘쩔친노트’ 특집에 출연했던 로이킴은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며 정준영을 향해 원망 어린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그것도 즐거웠다고 말하며 특유의 웃음을 짓는다.
사실 이 같은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은 그가 가진 ‘엄친아’ 수식어를 떼어내기 위함이기도 하다.
“‘엄친아’라는 수식어가 부덤돼요. 왠지 ‘엄친아’라는 단어는 성격도 댄디하고 뭐든지 잘해야 할 것 같고 깔끔하고 젠틀하면서 흠 하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저는 사실 깔끔한 성격도 아닌데 그런 수식어 때문에 생긴 편견들을 예능에서 깨고 싶었어요. 저는 생각보다 허당끼도 다분하고 엉뚱하거든요.”
로이킴은 데뷔 전부터 ‘엄친아’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미술학도였던 어머니와 주류회사 회장이자 현재 교수님으로 재직중이신 아버지 덕분(?)에 얻은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직접 마주앉은 로이킴은 차분하고 꼼꼼한 뮤지션의 로이킴이 아닌 또 다른 22세 청년 ‘김상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우스갯 소리로 “로이킴이 아닌 김상우와의 인터뷰도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을 정도.
◇ 22세 청년 로이킴. 지금은 ‘사랑’ 보다 ‘음악’
많은 여자들에게 ‘연애하고 싶은 남자’로 손꼽히는 로이킴. “연애 한창 하고 싶을 나이죠?”라는 질문에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마음만 먹으면 찾아다닐 수 있지만 사실 마음 먹기가 쉽지 않아요. 바쁜 것도 있겠지만 아직은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무슨일이 생겼을 때 감당을 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고 앨범 작업에 집중하고 싶거든요.”
그래도 이상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필자의 옷 차림을 이야기 하며 여기자 마음을 설레게 하는 스킬과 너스레도 선보이는 센스까지 갖췄다.
“1,2년 전만해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이상형과는 전혀 아닌 사람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랑 말이 잘 통했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진짜 예뻐도 말이 통하지 않으면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더라고요.”
로이킴은 정규 2집 컴백 이후 오는 10월 25일~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시작으로 11월 한달 동안 전국 5개 도시에서 단독 콘서트 ‘2014 ROYKIM LIVE TOUR 'HOME'’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
“특별한 것은 없겠지만 편하게 주말에 영화 보는 기분으로 트레이닝복을 입고 오셔서 생각없이 보고 느끼고 말하고 갈 때 다시 생각나서 여운이 남는 무대를 꾸미고 싶어요. 2집 신곡은 다 불러드릴 예정이고 게스트 없이 저만의 무대로 오롯이 채워나가고 싶어요.”
◇ 이소라 선배님과 듀엣곡 꿈꿔요
어쿠스틱과 포크 장르로 활동하고 있는 로이킴은 새로운 음악 장르에 대한 도전과 대 선배와의 듀엣곡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해보고 싶어요. EDM 비트위에 노래를 같이 얹혀보는 작업도 하고 싶고요. 개인적으로 이소라 선배님의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서 함께 듀엣을 부르고 싶습니다”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늘 가슴에 품고 있는 뮤지션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음악 장르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로이킴은 이번 앨범이 자신의 음악 인생에 새로운 발판이 되기를 바랐다. 롱런하는 가수를 꿈꿀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오래 노래하고 싶어요. 거창한 꿈이 있는 건 아닌데 음악만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국의 레전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고 음악이 오래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이번 앨범을 접한 분들이 ‘로이킴은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음악 속에 그런 게 묻어난다면 다 이룬 것 아닐까요? 제가 못생겨져도 떠나지 않은 팬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사진= CJ E&M 제공]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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