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재무구조 악화 주범 디큐브백화점 매각나서대성산업 모태 상징성 고려 세일앤리스 방식으로
대성家의 맏형 김영대 회장이 이끄는 대성산업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면서 잘나가는 동생들에게 체면치레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성그룹은 고 김수근 창업주가 반석을 닦았고 지난 2001년 장남 김영대 회장의 대성합동지주(대성산업), 차남 김영민 회장의 서울도시가스그룹, 삼남 김영훈 회장의 대성홀딩스(대구도시가스그룹)으로 삼등분됐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김수근 창업주의 막내딸이다.
이후 차남과 삼남이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장남이 이끄는 대성산업은 건설, 소매유통, 호텔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무리하게 확장해 나가다가 재무구조가 급격히 부실해졌다.
특히 2011년 완공한 신도림 디큐브시티가 그룹 부실의 직격탄이 됐다. 대성산업은 2007년까지 차입금이 4000억원대였지만 2011년 말에는 디큐브시티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위변제 9770억원, 공사비 5909억원으로 인해 총 차입금이 2조2788억원으로 불었다.
이에 따라 대성산업은 2011년부터 본격적인 자산매각에 나서기 시작했고 2012년 12월에는 한국정책금공사 및 한국산업은행과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며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대성산업은 2011~2013년에 인사동 사옥(1384억원), 디큐브오피스(1440억원), 가산디폴리스(1651억원), 디큐브호텔(1400억원), 코젠·이앤이(1000억원) 등을 매각해 1조2000억원을 마련했다.
올해 들어서도 디큐브아파트(511억원), 용인구갈 2블럭 (1190억원), 대성산업가스 지분 60%(4180억원)을 매각하면서 6월말 현재 총 차입금 규모를 1조4500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앞으로 디큐브백화점, 용인구갈 3블럭, 용인구갈 체비치 등의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고 5680억원의 자금을 더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재무구조 악화의 주범이 됐던 디큐브백화점의 매각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성산업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와 디큐브백화점을 세일앤리스(매각 후 임대)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며 다음 달 중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대성산업은 재무구조 개선의 마지막 단계로 무상감자에 이은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이는 자산매각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에 따라 높아지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방법이다.
무상감자는 오는 12월15일자 주주를 대상으로 보통주 7주를 같은 액면주식의 1주로 주식병합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이어서 진행하는 유상증자는 자본 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의 목적으로 최대주주인 대성합동지주를 포함한 12월15일자 주주를 대상으로 보통주 2000만주를 발행해 2090억원 수준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성산업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 말 기준으로 부채가 3300억원 수준으로 들어들고 부채비율도 400%대에서 20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김영민 회장이 대성家의 적통임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성산업이 디큐브백화점을 완전히 매각하는 대신 세일앤리스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도 그룹의 적통을 잇겠다는 의도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디큐브백화점의 터는 대성산업의 모태라는 상징성과 함께 향후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세일앤리스 방식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디큐브백화점 이외에 유통사업을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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