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금감원 “미지급 자살보험금 논란” 집중···ING생명 ‘뭇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6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통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생명보험사에 대한 질타를 쏟아낸 가운데 ING생명이 뭇매를 맞았다.

특히 의원들은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약관에 명시해놓고도 반성은커녕 표기상의 실수일 뿐 자살은 재해가 아니라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뻔뻔함에 혀를 내둘렀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은 “약관을 만들어놓고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계약위반이 아니냐”며 이기흥 ING생명 부사장에게 질의했다.

이 부사장은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법적인 판단을 받은 후에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생보사들이 모여 담합을 했냐”고 물었고, 이 부사장은 “협회 모임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이와 관련해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최수현 금감원장에게 보험금 지급 여부에 대해 물었고, 최 원장은 “약관대로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 의원은 이 부사장에게 “ING생명이 선행적으로 지급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지만 이 부사장은 “(제가) 대답을 드릴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이에 정무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ING생명 측에서 부사장이 충분히 대답할 수 있다고 해서 사장을 대신해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는데 답을 할 수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며 “오는 27일 종합국감때에는 정문국 사장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질타했다.

앞서 최수현 원장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에 대해 특별검사를 준비 중에 있다”며 “이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드러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엄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미지급 자살보험금 논란은 금감원이 지난해 8월 ING생명 종합검사에서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하고 2년 후 자살한 90여건에 대해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한 사실을 적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금감원은 2010년 표준약관 개정 전 자살에 대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을 적용하고도 고객에게는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한 생보사 12곳에 공문을 보내 자살보험금 지급 여부를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해당 보험사는 삼성·교보·한화·신한·동양·동부·ING·알리안츠·현대라이프·농협·메트라이프·에이스생명으로, 이 중 현대라이프생명과 에이스생명은 재해사망보험금을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8개사(교보, 한화, 신한, 동양, 동부, 알리안츠, 농협, 메트라이프)는 민원인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통해 시비를 가리겠다는 의견을 냈으며, 삼성생명은 지난 8월 고객이 제기한 소송결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ING생명의 경우 행정소송 제기 여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국감에서 “법적 판단을 받겠다”며 소송을 예고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미지급 자살사망보험금은 2179억원에 달한다.

대형 보험사 859억원, 중소형사 413억원, 외국 계열사 907억원 등이다.

ING생명이 471건(653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뒤는 삼성생명 713건(563억원), 교보생명 308건(223억원), 알리안츠생명 152건(150억원), 동부생명 98건(108억원), 신한생명 163건(103억원) 등의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나영 기자 l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