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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도 눌러버린 개코의 음악, 그 속에 녹아 있는 ‘진정성’

서태지도 눌러버린 개코의 음악, 그 속에 녹아 있는 ‘진정성’

등록 2014.10.17 18:05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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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메바컬쳐 제공사진=아메바컬쳐 제공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 다이나믹듀오 개코가 5년만에 컴백한 ‘문화 대통령’ 서태지를 단숨에 누르고 음원차트 정상을 석권했다.

서태지의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의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은 16일 자정 온라인에 공개된 이 곡은 음원 공개와 동시에 주요 10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뒤이어 같은날 정오 공개된 개코의 첫 솔로 앨범 ‘레딘 그레이’의 타이틀곡 ‘화장 지웠어’에 뒤져있다.

17일 오후 현재까지 ‘화장 지웠어’는 멜론, 엠넷,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지니, 소리바다, 벅스 등 7개의 차트에서 1위에 올랐지만 ‘크리스말로윈’은 몽키3 뮤직, 다음뮤직, 싸이월드뮤직 등 3개 차트에서만 정상을 지켰다.

이렇듯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뒤바꾼 ‘문화 대통령’ 서태지를 누른 개코의 힘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국내 대중음악의 대세가 ‘힙합’이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개코가 가진 음악에는 힙합이 가질 수 있는 허세를 버리고 진정성을 담았다.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삶과 사랑, 그 속에서 느끼는 갈등과 감정 등을 개코만의 음악으로 풀어냈다.

개코의 ‘레딘그레이’는 싱글과 미니앨범 시장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요계에 이례적으로 2CD에 17곡을 가득 채운 앨범을 선보이며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을 드러냈다.

특히 핫펠트(예은), 에일리, 자이언티, 크러쉬, 도끼, 범키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아티스트들이 개코의 앨범에 참여해 그의 영향력을 입증시킨 셈이다.

타이틀곡 ‘화장 지웠어’는 일반적인 연애의 정석을 뒤집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밀당’에 지친 썸남썸녀를 키워드로 좀 더 디테일하게 남녀 사이를 파고들었다. 개인적인 경험도 조금 첨가됐다. 그랬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야말로 핫하다는 보컬리스트 자이언티와 얼마전 자신의 솔로 앨범을 내고 새로운 음악적 변신을 시도한 원더걸스 멤버 예은이 개코의 타이틀곡에 힘을 보탰다. 감각적인 영상미가 돋보이는 뮤직비디오 역시 이기백 감독이 어루만지며 ‘화장 지웠어’를 지원사격 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인 ‘장미꽃’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와이프를 형상화해 곡의 소재로 사용했다. 한 여자를 향한 이 사랑의 세레나데는 자신의 와이프가 가진 느낌이나 에너지를 옆에서 관찰하면서 만든 곡이다. 이 곡 역시 개코 자신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낸 곡이다.

개코의 솔로 음반이 성공적인 출발을 할 수 있는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현재 국내 가요계의 대세가 된 힙합 장르에서는 이미 입증된 그의 음악성과 함께 이어지는 힙합 열풍이 그의 음반의 성공에 힘이 되어주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이 앨범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들이 리스너들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예전 사회 비판적인 가사와 부정적인 상황을 그렸던 장르가 힙합이라는 편견을 보기좋게 깨트려준 그의 달콤하면서도 살벌한 ‘진성성’이 개코의 음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런 부분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코의 이번 솔로 앨범은 하반기 가요계를 힙합 열풍으로 몰아넣을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에픽하이가 21일 정규 8집을 발표하는데 이어 11월에는 그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가수 MC몽이 5년만에 새로운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힙합의 열기에 불을 지핀 개코에 이어 컴백한 힙합 뮤지션들이 들려줄 또 다른 색깔의 음악에 음악팬들은 설레고 있다.

김아름 기자 beau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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