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여성들 일반 여성들과는 급이 다른 취미활동 눈길미술품 수집하거나 직접 미술관 운영하며 미술사랑 드러내봉사활동 모임 참석을 통해 서로의 관계를 강화에 나서기도
삼성가는 미술에 대한 사랑이 특히 유별난데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창업주는 미술 사랑이 유달랐는데 한국의 문화재와 고미술품 수천여점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삼성은 호암미술관, 플라토(구 로댕갤러리) 등을 운영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은 시아버지인 이 창업주와 미술품에 대한 얘기를 자주 나누며 안목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창업주가 미대 출신인 홍 관장에게 삼성의 미술사업을 맡기기 위해 훈련시킨 셈이다.
이후 이 관장은 현대미술관회 이사를 시작으로 삼성미술문화재단 이사장, 호암미술관장 등을 맡으며 국내 미술계에서 영향력을 쌓았고 국내 최대 미술관인 리움미술관을 설립하는데 까지 이르게 됐다. 리움(Leeum)은 삼성가의 성씨인 ‘이(Lee)’와 ‘박물관(Museum)’을 결합한 말이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리움은 그동안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미안 허스트 등 국내에서 흔히 보기 힘든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또한 한국의 고미술품을 비롯해 이중섭, 백남준 등 근현대 미술품을 소개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 고문도 대표적인 미술 애호가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미술품을 보고 자란 이 고문은 지난해 5월 강원도 원주에 ‘뮤지엄 산(구 한솔뮤지엄’을 새롭게 단장했다. 이 고문은 이곳에 오랜 기간 수집해 온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 6층에 조성된 트리니티 가든에 유명 작가들의 조각품들을 전시하면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07년 명동 본점을 리모델링한 후 매장 곳곳에 유명 조각과 회화 100여 점을 설치하면서 ‘미술관 같은 백화점’으로 꾸미면서 주목 받았다.
SK그룹의 2대 회장 고 최종현 전 회장의 부인인 고 박계희 전 워커힐미술관 관장도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했다. 미국 미시간주 카라마주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박 전 관장은 1984년 워커힐미술관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앤디 워홀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피카소와 호펜하임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신진 작가 발굴에 앞장서는 등 미술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1997년 박 전 관장이 타계하면서 SK그룹의 미술품 관리는 최태원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넘어왔다. 노 관장은 2000년 아트센터 나비를 개관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술계에 발을 들였고 공대 출신답게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미디어 아트 분야에 관심이 높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관장은 모기업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트선재센터 관장을 맡고 있다. 정 관장은 대우그룹이 건설한 호텔에 걸릴 그림을 고르면서 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그룹 김석원 전 회장의 부인인 박문순씨는 성곡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는데 성곡은 쌍용그룹 창업주 고 김성곤 회장의 호에서 따왔다. 쌍용그룹 역시 1997년 외환위기로 그룹이 해체됐지만 성곡미술관은 쌍용가 여성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 창업주의 장녀인 공예가 김인숙씨는 이곳에서 구슬공예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재벌가 ‘사모님’들이 문화활동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봉사활동 모임을 통해 유대를 맺기도 한다. 재계 여성들의 대표적인 봉사활동 모임인 ‘미래회’가 대표적이다. 올해로 15년째 이어져온 미래회는 노소영 관장을 중심으로 재계 주요 인사들의 안방마님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순수한 봉사를 목표로 해왔다. 안영주씨(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부인), 이수연씨(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부인) 등 재벌가 여성 20여명이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전통문화 지킴이를 자처하는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홍라희 관장의 올케이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부인인 신연균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한 이명희씨(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송광자씨(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부인), 이운경씨(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부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아름지기와 마찬가지로 ‘전통문화유산 보존과 보호’를 내세운 예올은 정몽준 전 의원(현대중공업 대주주)인 김영명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의 언니인 김녕자씨(허광수 삼양인터내서널 회장 부인)는 명예이사장이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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