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이 반가운 초연 배우들과 함께 한층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디테일한 음악으로 돌아왔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그날들'(연출 장유정)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준상, 이건명, 최재웅, 강태을, 오종혁, 지창욱, 김승대, 규현, 김지현, 신다은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시연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뮤지컬 ‘그날들’은 고(故) 김광석의 노래를 뮤지컬 무대에 옮긴 작품으로 청와대를 배경으로 대통령의 딸과 수행 경호원의 사라진 행방을 뒤쫓는 경호부장 정학 앞에 20년전 사라진 경호원 동기생인 무영과 그녀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정학 역은 유준상 이건명 강태을 최재웅이 맡았으며 무영 역은 오종혁 지창욱 김승대 규현(슈퍼주니어)이 열연한다. 그녀 역에는 김지현 신다은이 출연하며 사서 역은 이진희 김소진이, 대식 역은 최지호 김산호가 연기한다.
이날 하이라이트 시연은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꽃’ ‘변해가네’ ‘나의 노래’를 비롯한 김광석의 대표곡들을 무대에 올렸다.
◆ 초연 vs 재연, 화려한 비주얼로 차별화
초연의 성원에 힘입어 재연 무대에 오르는 ‘그날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날 장윤정 연출은 “지난 시즌 아쉬운 비주얼적인 부분과 무대와 조명, 스펙터클한 안무, 명확한 플롯을 쉽게 설명하고자 했다”고 연출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또 장 연출은 “초연과 달라진 점은 故 김광석의 ‘불행아’를 새로 삽입했다. ‘불행아’는 경호원이 영애양과 동료를 잃은 ‘웃픈’ 현실에 대해서 직장인의 비애를 표현한 곡이다. 청와대가 배경이라는 걸 잊고 직장인이라는 점에 공감해주는 거 같다”고 차이를 꼽았다.
◆ 한국적인 색채 + 탄탄한 연기력으로 라이선스 뮤지컬과 정면 승부
‘그날들’은 굵직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 사이에서 유일한 창작뮤지컬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연 공연을 올리게 됐다. 이에 대해 장윤정 연출은 “훌륭한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 작품과 라이선스 작품을 굳이 비교하지 않는다. 우리 나름대로 더 좋은 작품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라이선스 뮤지컬과 차이가 있다면 우리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이다. 한국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고, 배우들이 어떻게 하면 사실적인 연기를 펼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건명은 “재연답지 않게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열정으로 모두 열심히 해줬다”고 말을 보태며 “이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면 아름다워지겠다고 예상했다. 나도 객석에 앉아 다른 배우들의 공연을 봤는데, 보기 좋고 아름다웠다”고 자부했다.
이어 그는 “무대에서 연기하는게 정말 행복하다. 현재는 아주 만족하고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던 도중 뮤지컬넘버 ‘나무’ 무대를 펼치던 도중 유준상과 지창욱의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이들은 마이크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열창으로 무대를 끝까지 선보였다. 결국 장면 시연이 모두 끝난 후 다시 노래를 불렀지만 이들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 ‘그날들’ 이끄는 또 하나의 힘···‘진짜 사나이’ 유준상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을 마친 유준상은 “항상 무대가 끝나고 20대 배우들에게 오늘 힘들었냐고 묻는다. 다들 힘들었다고 답하는데,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다행이다’고 안심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런데 (힘들면) 헐떡여야되는데 무덤덤하게 옷을 갈아입길래 힘든게 맞냐고 확인했더니 맞다고 하더라. 하나도 힘들어 보이지 않아서 혼자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으며 작품에 임하는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또 “얼마 전 가요 앨범을 준비하느라 발성이 바뀌어서 뮤지컬 음색이 없어졌다. 그래서 레슨 선생님을 찾아가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며 “언제까지 연습을 해야하는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준상은 “하지만 혼자 다짐했다. 50살까지 이 작품을 할 것이다. 51살 때부터는 (배우들의) 오디션을 받으면서 할 것이다. 어떻게든 잘 버텨서 68세까지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해 웃음을 안겼다.
오종혁은 “불러 주시기만 하면 언제든 올 준비가 돼있었다”며 “다시 한다면 무조건 다시 오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좋은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다. 유준상 선배처럼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팀을 잘 이끌어주는 분이 계시고, 또 좋은 선배들이 많은 팀이라 준비하고 있었다. 불러 주셔서 감사하다”며 유준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건명 역시 “어디가나 유준상이 최고의 팀워크를 만들어 준다”며 “메인부터 앙상블 배우까지 팀워크가 참 좋았다. 이들과 눈 마주치고 연기하는게 정말 행복했다”고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를 자랑했다.
재연 무대를 책임지던 배우들이 똘똘 뭉쳤고, 다소 어둡다는 반응이 있었던 무대 색채는 다채로움을 더했다. 스펙터클한 군무를 살렸고, 초연에서의 과감한 편곡은 더 과감하게 승부했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틈바구니에서 ‘그날들’이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그날들’은 내년 1월 18일까지 서울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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