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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외엔 나도 있소···재계 돋보이는 女임원들

[재벌家 여성들⑨]오너 외엔 나도 있소···재계 돋보이는 女임원들

등록 2014.12.08 10:29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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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이외에도 ‘유리천장’을 과감히 깬 여성 임원들···섬세한 리더십으로 경영에 새 바람 띄워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상무, 강선희 SK이노베이션 부사장, 채양선 아모레퍼시픽 부사장, 최명화 현대자동차 상무.(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상무, 강선희 SK이노베이션 부사장, 채양선 아모레퍼시픽 부사장, 최명화 현대자동차 상무.



국내 상장 대기업에 입사한 여성 직원이 임원까지 올라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여성 직원이 임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말이 곧잘 나오는 이유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184개 상장사 임원 7628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131명으로 1.7%에 불과했다. 여성 직원 21만1165명 대비로는 임원 비율이 0.06%로 남성 임원 비율(1.13%)의 20분의 1 수준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현황’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상장기업 694개사 중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11.2%인 78개사에 불과했다.

대기업의 유리천장은 더 단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49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79.6%인 39개 대기업집단에서 상장사 여성 임원이 1명도 없었다. 현대중공업·LS·대림·에쓰오일·동국제강·영풍 등이다. 현대자동차·한화·효성·신세계·CJ·GS·코오롱 등도 여성임원 비율이 0%대였다.

공기업은 더욱 심각하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정부가 지정한 시장형 및 준시장형 공기업 30곳의 임직원 9만7748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최연혜 사장과 한국광물자원공사 홍표근 상임감사위원 등 단 2명(0.002%)에 불과했다.

이렇듯 여성이 임원에 오르는 길이 험난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깨고 당당히 활약하는 여성 임원들이 더욱 주목을 받는다. 삼성그룹은 대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오너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을 비롯해 심수옥·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김유미 삼성SDI 전무, 이인재 삼성카드 전무, 김봉옥 제일모직 전무 등 50명이 여성 임원이 활약하고 있다. 다만 오너가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사장급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부사장인 심수옥 부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로 P&G 등을 거쳐 2006년 삼성에 입사했다. 2011년 말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에 오른 후 사장 후보군으로 꼽혀왔지만 지난해 말 학업을 이유로 휴직 중인 상황이다.

유니레버 로레알 출신인 이영희 부사장은 화장품 업계의 스타로 명성을 높이고 2007년 삼성전자로 옮겼다. 이후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부문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며 ‘갤럭시 신화’를 써 내려가는데 일조했다.

지난 연말 삼성의 정기 임원 인사에서 여성 임원이 대거 배출되기도 했는데 특히 30대에 파격적으로 임원으로 승진한 장세영 삼성전자 상무가 주목을 받는다. 장 상무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요소기술그룹장으로 갤럭시 배터리의 수명을 연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LG그룹은 30대 그룹 중 두 번째로 많은 총 14명의 여성 임원이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김희연 LG디스플레이 IR 담당 상무는 한국IR협의회가 주최한 ‘2014 한국 IR 대상’에서 최고의 IR 임원에게 수여하는 ‘베스트 IRO(Investor Relation Officer)’로 선정되는 등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SK그룹은 12명의 여성 임원을 보유했다. 이 중 강선희 SK이노베이션 지속경영본부장은 지난 2004년 정유회사 첫 여성 임원이 됐고 SK그룹의 첫 부사장급 여성 임원이다. 강 부사장은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법무법인 춘추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CJ그룹도 오너 일가인 이미경 부회장을 포함해 11명의 여성 임원이 있다. 지난해 상무대우로 승진한 권미경 CJ E&M 영화사업부문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은 여성이자 마케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영화 투자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임원 자리에 올랐다.

남성적 특성이 강한 것으로 인식됐던 자동차 업계에도 홍보·마케팅 부문을 중심으로 여성 임원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남성성이 강한 자동차 산업에서도 마케팅 업무에서는 섬세함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기존의 마케팅전략실 최명화 상무에 이어 지난 7월 조직 및 인재개발 전문가인 조미진 상무를 영입해 리더십개발실장으로 임명했다. 한국GM은 지난 3월 황지나 전무를 홍보부문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고 르노삼성은 홍보부문은 2012년부터 황은영 상무가 이끌고 있다.

기아자동차 전무였던 채양선 아모레퍼시픽 부사장은 올해 초 자리를 옮겨 승승장구하고 있다. 로레알에서 17년 동안 근무하다 2010년 기아차에 영입됐던 채 부사장은 아모레퍼시픽의 마케팅 전략부문을 맡아 총괄지휘하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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