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을 인수한다고 26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가운데 이번 인수작업이 3세 경영승계 작업과도 연결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종합화학의 인수 주체인 한화에너지는 한화S&C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은 현재 모두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장남 김동원 한화솔라원 실장이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차남 김동원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 팀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는 올해 차례로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크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김승연 회장이 그룹의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 2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회장의 지분 향방에 따라 후계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까지는 장남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남의 한화 지분은 4.4%로 1.7%씩 보유한 차남과 삼남을 앞선다.
특히 ㈜한화와 합병가능성이 제기되는 한화S&C의 지분율은 장남이 50%로 가장 높고 차남과 삼남이 각각 25%씩 보유하고 있다.
㈜한화와 한화S&C의 합병이 이뤄지면 장남이 단숨에 동생들과의 지분율 차이를 두 배 이상으로 벌릴 수 있다.
시스템통합업체(SI)인 한화S&C는 한화에너지(100%), 한컴(69.9%), 휴먼파워(100%), 한화큐셀코리아(2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의 지분도 2.2% 보유했다.
업계에서는 한화S&C가 ㈜한화와의 합병에 대비해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S&C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삼성그룹 계열사 인수 주체에 포함된 것도 됐다는 분석이다.
방위산업을 하는 ㈜한화가 방산 업체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을 인수하고, 석유화학 사업을 하는 한화케미칼이 삼성종합화학과 삼섬토탈 등 석유화학 기업을 인수하는 것과 달리 집단에너지 사업을 하는 한화에너지는 인수 기업들과 직접적인 사업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한화에너지가 인수 주체에 포함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한화 S&C의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한화S&C의 최대주주인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실장이 이번 빅딜 작업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화S&C를 ㈜한화와 합병하는 대신 상장을 통해 김 회장의 지분을 상속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삼성그룹 계열사 인수는 경영권 승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김동관 실장이 인수작업을 주도했다는 얘기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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