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하를 호령하던 ‘마왕’, 석연찮은 죽음에 한 줌의 재로···
지난 10월 27일, 대중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마왕’ 가수 신해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가요계는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의료사고를 의심케 하는 사망이었기 때문에 대한민국과 그들의 팬들은 더욱 비통함을 금치 못했다.
평소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남기며 주옥같은 곡들을 남겼던 그는 수술 후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원인은 소장 및 심낭 천공에 의한 패혈증으로 유가족과 지인들의 요청으로 장례절차 도중 예정에 없던 부검까지 하며 2014년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로 손 꼽힌다.
장관유착박리술(장협착)을 받은 신해철은 치료를 받던 중 심정지가 됐고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이후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씨는 신해철의 장협착 수술을 시행한 S병원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고 국과수 측은 부검 결과 “의인성 손상일 가능성이 고려된다”고 발표했다. 현재 장협착 수술을 진행한 S병원의 K모 원장은 경찰에 소환돼 사건을 조사중이다.
한편 신해철의 유족과 소속사는 고인의 유작을 12월 15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고인의 49재가 열릴 12월 14일은 일요일이라 유작 공개는 이튿날인 15일에 하기로 결정했다.
신해철은 생전 올 연말 넥스트를 재정비해 ‘넥스트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으로 새 앨범 발표를 위해 준비중이었다. 신해철은 넥스트 유나이티드 이현섭과 새 노래를 열 곡 가량 녹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스트 유나이티드는 신해철 추모의 의미를 담아 오는 27일 ‘민물장어의 꿈’이라는 부제로 콘서트를 개최하며 안타깝게 떠나간 그를 기릴 예정이다.
◆ 교통사고로 꽃다운 나이에 세상과 등진 스타들
가요계는 지난 추석 연휴에 피어보지 못한 꽃들을 보내야 했다. ‘예뻐 예뻐’로 가요계에 이름을 알린 뒤 ‘키스 키스’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던 걸그룹 레이디스 코그다 지난 9월 2일 지방에서 KBS ‘열린 음악회’ 녹화를 마치고 서울로 이동하던 중 고속도로에서 달리던 승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멤버 고은비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머리를 크게 다친 멤버 권리세는 며칠을 병상에서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사망했다. 당시 두 멤버의 나이는 각각 22세, 23세로 이제 막 스무해를 넘긴, 유독 어린 나이에 피어보지 못하고 이른 죽음에 팬들은 물론 가요계가 함께 울었다.
레이디스 코드 사고와 관련해 당시 운전을 했던 박모 씨는 과속운전으로 멤버 두 명을 숨지게 하고 네 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현재 구속 기소된 상태다.
교통사고가 또 하나의 아까운 꽃을 꺾었다. 2000년대 ‘제 2의 보아’로 불리며 활발하게 활동했던 가수 죠앤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죠앤은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죠앤은 지난달 26일 교통사고를 당했고 일주일간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그의 나이 26세다.
죠앤은 지난 2001년 작곡가 김형석에 의해 발탁돼 한국에서 데뷔했으며 13세의 어린 나이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퍼스트 러브’ ‘순수’ ‘햇살좋은 날’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돌연 가요계를 떠났다. 그러던 중 지난 2012년에는 케이블채널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에 출연해 다시 음악을 하고 싶은 뜻을 보였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이후 최근까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세리토스 카운티에 거주하며 지난 6월부터는 물류 회사 회계부서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지만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죠앤의 오빠인 그룹 테이크의 이승현은 3일 오후 자신의 웨이보에 “나에게 26년간 너의 오빠일 수 있는 멋지고 놀라운 시간을 줘서 고마워. 너는 신의 선물이었다. 그리고 나는 네가 지금 하늘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아. 정말 그리울거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어야 하는데 언제나 사랑해”라는 글을 남겨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 ‘암’과의 싸움 끝에 사망한 아름다웠던 그녀들
올 상반기, 세월호 사건으로 슬픔에 빠져있던 시기예 가요계에 예상하지 못했던 비보가 날아들었다. 바로 유채영의 사망소식이었다. 1994년 이재훈, 김성수와 함께 그룹 쿨을 결성해 가수로 데뷔, 다방면에서 활약했던 유채영(본명 김수진)은 지난 7월 24일 41세의 나이에 위암으로 세상과 등졌다.
유채영은 지난해 위암 판정을 받았지만 라디오 및 방송활동을 이어가며 남다른 프로의식을 보여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특히 그동안 밝은 모습만 보여줬던 유채영의 사망 소식에 가요계는 물론 네티즌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유채영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절친이였던 김창렬은 라디오 진행 중 오열해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으며 함께 활동했던 그룹 쿨의 멤버 이재훈은 지난 9월 방송된 JTBC ‘히든싱어’에 출연해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먼저 떠난 유채영을 그리워 했다.
지난달 16일에는 배우 겸 가수인 김자옥이 폐암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김자옥은 중학생 시절에 TBC 동양방송 드라마 ‘우리집 5남매’로 데뷔해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했다. 그 이듬해 KBS 드라마 ‘심청전’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으며 1984년 가수 오승근과 재혼한 김자옥은 앨범 ‘공주는 외로워’를 발매하며 ‘공주’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그녀는 “암 투병 때문에 공황 장애를 겪었다”면서도 방송에서 늘 밝고 유쾌한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등져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특히 내년 3월 아들의 결혼식을 앞두고 사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삶과 죽음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인이 된 스타 앞에 더욱 숙연해 지고 그리워하는 팬들의 가슴은 더욱 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음악이 있어, 이 드센 추위에도 세상은 따뜻해 질 수 있다. 안타깝게 쓰러져간 그들은 자신들이 남기고 간 것이 얼마나 찬란한 유산인지 알고 있을까. 그들의 부재가 더욱 그리운 12월이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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