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유상증자로 인한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조현아 전 부회장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유가급락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주가는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이번 유상증자에 조양호 회장 일가에 배정되는 주식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만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총 1416만4306주으로 현재 발행주식의 24%이고, 예정발행가는 전날보다 약 23% 낮은 3만5300원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증자되며 신주배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항공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자로 인해 주식수가 늘어나면 그 만큼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12시10분 현재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날보다 3300원(7.23%) 떨어진 4만2350원에 거래 중이다.
증시전문가들도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대한항공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조달된 자금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인 투자심리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트레이드 김민지 연구원은 “아직 최종발행가액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유상증자 규모와 시기를 봤을 땐 투자심리에 불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KTB투자증권, 교보증권 등도 단기 주가 하락을 예상하면서 일제히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유가급락으로 아시아나항공등 주요 항공주들이 급등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조현아 부회장의 땅콩회황 사태 등으로 인해 상승세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28%나 급등했지만 대한항공은 2.6% 증가에 그쳤다. 특히 지난달 11일 장중 5만700원까지 치솟은 이후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번 유상증자에 조 회장 오너일가는 참여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만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회장 일가가 보유한 대한항공의 보통주 지분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는 0.095%(우선주 포함)이 전부다.
지난해 11월11일 한진칼이 대한항공주식을 공개매수하면서 조 회장 일가가 공매개수 청약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주주배정에서 조 회장 일가에 배정되는 물량은 1만여주에 불과하다. 금액으로는 약 3억6000원이다.
대한항공 주식을 보유 중인 개인투자자는 “가뜩이나 땅콩회황으로 유가급락이라는 호재에도 주가가 빠져 속상했는데, 왜 이시기에 하필 유상증자를 결정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조현민 전무가 말했던 복수라는게 일반 주주들을 향한 복수였냐”며 “이런 주식에서는 손절매를 하고 나가는 게 답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지은 기자 pje88@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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