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오늘 연기는 최고였어”
예순을 바라보는 배우 유동근과 전인화가 서로의 연기에 힘이 되어주는 말이다. 배우 부부 유동근과 전인화는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주말 KBS와 MBC 양사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두 드라마에서 제몫을 해내고 있다.
유동근은 KBS2 ‘가족끼리 왜 이래’와 전인화는 MBC ‘전설의 마녀’에 출연 중인데, 3~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시청률 고공 행진 중이다. ‘가족끼리 왜 이래’는 시청률 41.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마의 40%대를 돌파했으며, ‘전설의 마녀’ 역시 지난 18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28.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지상파의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지상파 3사 드라마가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는 상황. 주말드라마도 예외는 아니다. 케이블시장과 종합편성채널 등 다양한 채널의 증가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이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 그러나 이 두 드라마는 약진(躍進)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 ‘가족끼리 왜 이래’로 대상 거머쥔 유동근
이 중심에는 유동근, 전인화 부부가 있다. 유동근은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가장 차순봉으로 분하며 이 시대 아버지를 대변하고 있다. 순봉씨네 두부가게를 운영하던 평범한 3남매의 가장으로 등장하며 수더분한 면모를 보였다. 이후 암 판정을 받았지만 병세를 알게 된 자식들이 걱정할 것을 염려해 홀로 가슴에 품었다. 의사인 둘째 아들이 이를 눈치채고 아버지와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장면은 오랫동안 회자될 명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병세를 3남매가 모두 알게 되며 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그리며 안방극장에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전하고 있다.
유동근은 차순봉의 호연 덕에 ‘2014 K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의 대상 수상에 이견을 보이는 이는 찾기 어려웠다. 당시 유동근은 자신의 부친을 향한 후회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전설의 마녀’ 전인화, 우아한 아내 vs 비밀 품은 악녀
유동근의 바통을 이어받아 전인화가 연이어 MBC에서 시청자와 만난다. ‘전설의 마녀’에서 마태산(박근형 분)의 후처인 차앵란 역을 맡아 화려하고 세련된 외모 속에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얼굴을 지닌 전인화는 그간 단아하고 우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비밀을 지닌 악녀로 분한다.
극중 박근형과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전인화는 우아한 아내로 등장해 완벽히 내조를 하는 듯 보이지만, 아들 마도진(도상우 분)을 그룹 후계자로 앉히고자 가슴에 칼을 품은 이중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함께 출연 중인 정혜선, 고두심, 오현경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 26년차 부부 유동근·전인화, 알콩달콩 결혼 스토리
아홉 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한 유동근과 전인화는 결혼 26년차 부부다. 유동근은 1980년 TBC 23기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전인화는 1980년대 CF 스타로 혜성처럼 데뷔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으며, 1989년 선배 배우인 유동근과 결혼해 많은 남성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유동근은 전인화에 첫 눈에 반했지만 6개월간 연락을 끊다 다시 만난 전인화에게 대뜸 프러포즈를 했다고는 후문.
전인화는 유동근과의 사이에서 1남1녀를 두었으며, 부부가 현재까지 활발하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동근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일찍이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내려놔 친구처럼 자녀와 편하게 지낸다”며 “딸에게 넥타이를 골라달라던가, 아들에게 인터넷을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하며 ‘아빠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너희가 도와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내 전인화와의 각별한 부부사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곧잘 서로의 연기에 대해 평을 하곤 하는데 ‘당신 오늘 연기는 이거(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였어’라고 칭찬을 해주면 그 이상 힘이 되는 말이 또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칭찬과 격려는 서로에 대한 예의, 서비스, 노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편이, 혹은 아내가 앞을 끌면 다른 이가 뒤에서 밀어주며 유동근과 전인화는 주말 시청자들을 울리고, 때론 웃긴다. 동료이자 배우인 이들이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현장에서 함께 활동하는 모습은 후배 배우들에게는 귀감을, 시청자들에게는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가족끼리 왜 이래’·‘전설의 마녀’ 모두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후반부 전개에서 유동근과 전인화가 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어떤 연기로 시청자의 가슴을 적실지 주목해보자.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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