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애매모호한 결말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 김선미, 연출 손형석 윤지훈) 24회를 끝으로 종영, 마지막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왕소(장혁 분)가 자신과 팽팽히 맞서온 왕식렴(이덕화 분)에 역모를 꾀해 마을을 지키는가 하면, 신율(오연서 분)을 키스로 살려내며 갈등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며 이야기를 매듭짓는 모습이 그려졌다.
24회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왕소와 왕식렴이 대치하는 씬. 비장의 역모를 준비한 왕소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왕식렴 앞에 칼을 버리고 나섰다. 왕식렴의 수하들에게 동족상단의 아픔을 격지 말자며 리더십을 발휘했고 이는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왕식렴은 왕소 앞에 무릎을 꿇었다.
왕식렴은 첫 회부터 악행을 주도면밀하게 펼쳐온 인물. 하지만 이날 병사들이 말 한마디에 칼을 내려놓고 왕소의 편에 돌아서는 장면과 소수의 병사들이 등장해 긴장감을 반감시켜 왕식렴이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긴장감이 없어 다소 허탈하고 김빠졌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
또 마지막회를 한 회 앞두고 ‘새드엔딩’과 ‘해피엔딩’ 결말에 대한 궁금증 유발해온 ‘빛나거나 미치거나’ 이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엔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것도 사실.
신율과 왕소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미래를 약속했으나 신율은 서역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왕소는 황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섰다. 이후 왕위에 오른 왕소는 16년 동안 많은 업적을 남기면서도 광기를 드러내는 군주의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재회의 포옹을 나누며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이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나비 목걸이를 왕소가 홀로 메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왕소와 신율이 죽은 후 영혼이 재회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이들이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한 묘사는 되지 않아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아리송하다는 게 시청자들의 지적이다.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24부작으로 시작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며 좋은 성적을 보였고 마지막회 시청률 역시 13%(닐슨코리아,전국기준)대를 돌파하며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시청자들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이하늬의 말 한마디에 왕식렴의 수하들은 모두 이하늬의 편에 섰고, 그토록 집착하던 청동거울 조각 역시 힘을 발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마무리 지어졌다.
열린 결말은 진한 여운을 안길 수 있다. 하지만 열린 결말을 의도했다면 좀 더 촘촘하고 탄탄하게 그려졌어야 하지 않았을까. 급하게 극을 마무리 지어버리는 듯이 무언가에 쫓기는 듯 황급히 문을 닫아버리는 인상을 주며 용두사미 엔딩을 보인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천녀유혼을 연상시키는 장혁과 오연서의 멜로라인이나 이덕화, 류승수 등 좋은 배우들이 빛난 점은 괄목할 만하다.
한편 ‘빛나거나 미치거나’ 후속으로 고귀한 신분인 공주로 태어났으나 권력 투쟁 속에서 죽은 사람으로 위장한 채 살아간 정명공주의 삶을 다룬 드라마 ‘화정’이 전파를 탄다. 오는 13일 MBC에서 첫 방송.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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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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