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방송된 KBS2 ‘공소시효’가 마지막까지 치밀한 사건 분석과 현행법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의견을 제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시에 단서 없는 사건에 성과 없는 수사만이 지속됐던 ‘강진 여아 연쇄 실종사건’의 진실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
‘강진 여아 연쇄 실종사건’은 2000년과 2001년에 강진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초등학생 여자아이 실종사건. 두 아이를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있었지만 또래 아이들의 증언은 신빙성을 얻지 못하기에 초기수사부터 난항을 겪었다.
이날 방송된 ‘공소시효’는 결정적인 단서라고 판단됐던 제보를 조사하고 아동성추행 전적으로 용의선상에 오른 적이 있는 한 남자를 조명했으며 미궁에 빠진 사건을 새로운 각도에서 재수사하도록 경찰에 독려했다.
또한 ‘공소시효’는 실종사건의 기산점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종사건이 유괴, 약취 등의 범죄사건이 되면 법의 적용시점은 아이가 상해를 입었거나 살해를 당한 시간부터라는 것이 공소시효의 허점.
설령 아이를 찾았다 할지라도 오래 전 아이가 피해를 입은 후라면 수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상태라는 점에 많은 이들이 의아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특히 수사를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울부짖는 실종된 김하은양 아버지의 인터뷰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 되기도 했다.
이에 MC 장현성도 “이해를 할 수도 용서를 할 수도 없다. 너무 불합리 하지 않냐”고 분개하며 전문가들과 해결점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시종일관 진중한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며 패널 및 시청자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는 호평일색.
이처럼 ‘공소시효’는 장기 미제사건 속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고통 받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위로를 건네며 시사프로그램의 새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제작진들이 소리 높여 말하고자 했던 법 개정안 통과 및 미제사건 재수사 촉구가 앞으로 어떤 흐름으로 이어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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