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맘’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경종을 울렸다.
지난달 30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극본 김반디, 연출 최병길) 14회에서는 신축 별관 건물이 부실공사로 인해 갑작스레 무너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오진상(임형준 분)은 건물 내부의 균열을 발견, 점검 후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 즉시 홍상복(박영규 분)에게 보고한 후 학생들을 대피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상복은 “하루 휴교하고 임시 조치 취하라”고 말하며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치부했다.
하지만 진상은 건물 내부의 붕괴 전조증상을 감지, 선생 박노아(지현우 분)에게 말했고 노아는 그 즉시 교실 학생들을 외부로 대피시켰다.
결국 건물은 붕괴되었다. 상당수 학생이 피신했지만 내부에는 많은 학생들이 일과를 진행하고 있었고 미처 대피하지 못해 깔려 숨지거나 부상을 입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
트럭을 몰고가던 조강자(김희선 분)는 사고 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듣고 즉시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딸 오아란(김유정 분)을 찾아 헤맸고 강자는 눈물을 흘렸다.
건물 잔해 더미 속에서 아란이의 운동화를 발견한 강자는 운동화를 품에 안고 눈물을 흘렸다. 다행히 홍회장의 아들 홍상태(바로 분)의 손을 잡고 학교 밖으로 대피한 아란은 목숨을 구했지만 건물 내부에서 누수를 정비하던 진상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학교 강당에는 숨진 사람들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자식을 잃은 부모는 분향소 앞에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딸, 아들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오열했고 그러다 탈진해 쓰러지는 이들도 발생했다. 조강자 역시 남편을 잃은 슬픔에 맘연자실 했다. 흐르는 눈물을 막을 길 없었고, 딸 아란 역시 아빠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오열했다. 강당은 순식간에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또 홍회장과 도정우(김태훈 분)는 사건이 발생하자 유족들을 위한 대책을 뒤로하고 본인들의 목숨을 부지할 궁리만 했다. 사건의 책임을 죽은 오진상에게 전가하려는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홍회장은 아들 홍상태와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했다는 케케묵은 상황을 연출하며 위장 입원하는 쇼를 펼쳐 분노를 샀다.
이 장면은 지난해 4월, TV에서 보던 장면과 많이 닮았다. 특히 노란 자켓을 입고 등장한 김희선의 모습과 영정 앞에서 오열하던 유족들, 울음소리로 가득한 강당은 세월호 침몰 참사를 은유한 것. 세월호 침몰 참사 당시 선장과 선원들은 대피방송을 하지 않은 채 배를 빠져나왔다. 책임 관련자들의 문제들이 발견됐고 대피하지 못한 학생들이 억울한 죽음을 맞으며 안타까운 사고로 국민들의 가슴에 남았다.
학교 폭력, 재단 비리 등 불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으며 사회에 경종을 울리던 ‘앵그리맘’이 국민들의 가슴 속에 한처럼 서린 세월호 사건을 은유하며 다시 한 번 잊어서는 안될 과거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며 의미를 남겼다. 이 쯤 되면 시청률이 무슨 소용있으리. ‘앵그리맘’은 애초의 기획의도를 살리며 단순히 드라마 이상의 가치를 발했다.
‘앵그리맘’은 김희선이 입은 노란 재킷과 합동분향소에 놓여있던 노란 국화의 의미를 역설했다. 불편하고 가슴 아픈 과거. 1년이 지난 지금 안방극장에 펼쳐진 이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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